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제공
송세헌 제공

잔설이 더 많은 금구어린이공원으로 저녁 산책을 나갔었다.

공원에 올라서니 멀리서 여고생들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한 사람은 고깔을 쓰고 케잌을 들고 있었고,
세 사람은 옆에서 팔짱을 끼고,
벤취에 폰을 놓고 사진을 촬영중이었다.

핸폰이 쓸어졌다고 깔깔거리며 뛰어간다.
내가 다가가 찍어주랴 물으니 웃으며
"그럼, 감사하죠."하며 또 까르르 웃는다.
가로와 세로, 클로즈 엎을 몇 장 찍은 다음,
"케잌에 불을 붙이고 찍으면 더 좋을텐데?" 하니까
"글쎄 라이터가 없어요."

하면서도 까르르하고 손을 호호 불며 추워서 떤다.
호모 마스쿠스 시대.

모두들 마스크를 써서 피차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코로나가 이들을 영하 9도의 눈벌판으로 내몰았는가,
참 딱하지만 아름다운 젊은 날의 싱싱한 우정이었다.
까르르 함박 웃음을 안고 그녀들은 비탈길을 내려갔다.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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