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대형주를 둘러싼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외국인이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주를 대거 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반면, 기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동반 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처럼 엇갈린 수급 속에서 로봇, 바이오 등 개별 성장주들이 강세를 보이는 특징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 외국인 'PICK'…로봇·바이오 등 개별 성장주 강세
이날 오전,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반도체 대표주들을 순매도하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양상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외국인 순매도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기판(PCB) 제조업체인 심텍과 대덕전자 역시 순매도 상위권에 포함되며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경계 심리가 드러났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신성장 동력을 갖춘 개별 종목으로 집중됐다. 로봇 전문기업 휴림로봇이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으며, 최근 시장의 관심을 받는 로봇 테마에 대한 기대감을 입증했다. 중국 완구·콘텐츠 기업인 헝셩그룹과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사 파미셀도 순매수 목록 상단에 위치하며 중국 소비 시장 및 바이오 섹터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반영했다.
◆ 기관의 선택은 '대형주'…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시 매수

기관 투자자들은 외국인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며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저가 매수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를 기관들이 집중적으로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특히 외국인이 대량 매도한 SK하이닉스를 기관은 순매수 목록에 함께 올리며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이는 최근 조정에 따른 가격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주인 조이시티와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인 한국전력도 기관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기관은 세포치료제 전문기업 코아스템켐온과 미래에셋증권, 반도체 유통업체 에스에이엠티 등을 순매도하며 일부 종목에 대해서는 차익을 실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