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미국발(發) 인공지능(AI) 반도체 거품 우려가 장 후반까지 이어지며 코스피 지수가 3900선 아래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간밤 뉴욕 증시가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하락한 데 대한 경계심리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은 장중 매도세를 이어가며 지수를 압박하고 있으나, 기관은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 기회를 엿보며 수급 공방을 벌이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2시 37분 키움증권이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장 마감을 앞두고 외국인은 자동차 부품주를, 기관은 반도체 대표주를 집중적으로 바구니에 담고 있다.
◆ 외국인 순매수 1위 '디아이씨'…자동차 부품주에 '러브콜'
오후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자동차 부품주로 쏠렸다. 전기차 및 로봇 관련주로 꼽히는 디아이씨(DIC)가 외국인 순매수 1위로 올라섰으며, 자동차용 반도체 전문 기업 아이에이(IA)도 4위에 신규 진입했다. 이는 완성차 업계의 호조와 미래차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우, 오전 내내 1위를 지키던 서울식품,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슈어소프트테크가 외국인 순매수 상위 5위권을 유지했다.
반면,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한국전력에 집중됐다.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꾸준히 출회되는 모습이다. 대한광통신과 중국 기업인 헝셩그룹, 오가닉티코스메틱 등도 매도 상위권에 머물렀다.
◆ 기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저점 매수 지속
기관 투자자들은 AI 쇼크로 흔들리는 반도체 대형주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부동의 기관 순매수 1위를 지켰고, SK하이닉스 역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단기적인 조정 국면을 활용해 국내 증시의 핵심 종목을 저가에 매수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우 또한 순매수 3위를 기록하며 반도체 투톱에 대한 강한 선호를 드러냈다.
행동주의 펀드의 공개매수 이슈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에이플러스에셋은 순매수 2위를 유지했으며, 대표적인 배당주인 맥쿼리인프라도 순매수 상위권에 자리하며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기관의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기관의 순매도 목록에서는 LS머트리얼즈가 1위를 기록했으며, 해운업황에 대한 우려로 팬오션이 2위로 올라섰다. 한국전력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시달렸고, 스맥과 제이앤티씨도 매도 물량이 나왔다.
시장 전문가는 "장 마감까지 AI 관련주에 대한 경계 심리가 이어지며 지수 반등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은 개별 성장주, 기관은 대형 가치주를 선호하는 뚜렷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어 종목별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