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대 (전) 금산군 국회의원 보좌관

고현대 (전) 금산군 국회의원 보좌관
고현대 (전) 금산군 국회의원 보좌관

금산군의 재정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지방채 발행액만 350억 원을 넘어 군민 1인당 72만 원의 빚을 떠안고 있으며, 내년에는 추가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러나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군정의 중심에 서야 할 군수는 재정 건전성보다 외유성 일정에 더 열중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금산군의 행정 신뢰는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

지난 10월, 금산군수는 ‘인삼산업 해외 홍보’를 내세워 미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공무라기보다 사적 성격이 짙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출장과 행사비로만 약 1억 원이 사용됐으며, 군수가 대다수의 수행원들을 빼고 일정을 소화한 배경을 두고 의혹이 일고 있다. 공무 출장이라면 수행원이 동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도 불투명한 단독 일정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특히 금산군수는 미국 출장 때마다 ‘L 그룹’과 연관된 일정을 포함해 왔다. 그 일정이 공적 업무였는지, 아니면 특정 업체의 이익을 위한 사적 방문이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이번 10월 출장에서도 LA 일정을 마친 뒤 뉴욕으로 이동했는데, 비행기 요금만 500만 원에 달했다. 올해만 세 번째 미국 출장이었고, 지난 4월에도 뉴욕을 찾았다. 심지어 2023년에는 단독으로 1박 일정으로 미국을 다녀오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뉴욕 방문 때마다 ‘L 그룹’ 회장을 만난 정황이 반복된다. 공적 명분 아래 사적인 만남이 이어진다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인삼업체 대표들과 미국까지 가서 골프를 치는 행태가 과연 군민의 상식과 정서에 부합하는가. 군수는 왜 미국 출장 때마다 반드시 뉴욕을 들르는가. 군민은 이제 그 이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금산군 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군수의 미국 출장 LA발 항공권은 602만 원에 결제됐다. 일등석 항공권이 550만 원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등석 탑승과 초과 수하물 요금이 부과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당시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은 400만 원 이하로 예매할 수 있었고, 동행한 공무원들은 145만 원 상당의 일반석을 이용했다. 재정이 바닥난 상황에서 최고 책임자가 솔선수범은커녕 오히려 더 고급 항공권을 선택했다면, 이는 단순한 예산 문제를 넘어 ‘도덕적 해이’로 비칠 수 있다.

군수는 이번 출장 중 ‘LA 홈쇼핑 월드’ 간담회에 참석했다고 홍보했지만, 실상은 초라했다. 홈페이지에 방문해 보니 매장은 이미 정관장 등 대형 브랜드 홍삼 제품으로 가득 차 있었고, 금산 인삼 제품은 단 두 종뿐이었다. 실질적인 수출이나 홍보 성과는 전무했다. 남은 것은 ‘군수가 다녀갔다’는 사진 몇 장뿐이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현지에서 직접 판촉전을 열고 계약을 추진시키며 실질적 성과를 내는 것과 비교하면 금산군의 행정은 보여주기식 홍보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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