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한국 정부와 국내 4대 그룹에 총 26만 장의 GPU를 공급하며, 한국을 동북아 AI 인프라 허브로 선정했다. 이번 공급 규모는 최대 14조 원에 달하며, 정부와 민간이 동시에 AI 팩토리(지능 생산형 데이터센터) 구축에 착수하게 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한국 AI 인프라 이니셔티브'를 통해 최신형 GB200 블랙웰 GPU를 한국에 공급한다. 정부가 5만 장을 확보해 국가 AI 컴퓨팅센터 및 산업계 연구 인프라에 활용하고, 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이 각각 5만 장씩, 네이버클라우드는 6만 장을 도입한다.
엔비디아는 "한국의 GPU 총량이 약 6만5천 장에서 30만 장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제조·통신·모빌리티·반도체 등 전 산업 분야에서 AI 활용 속도가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4대 그룹, AI 산업 전환 가속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 공정에 AI 기반 제조혁신을 도입하기 위해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한다.
수만 장의 GPU를 활용해 설계·검증·수율 분석 과정을 자동화하고, 초대규모 반도체 설계용 모델을 훈련시킬 계획이다.
SK그룹은 클라우드·데이터센터 통합형 AI 팩토리를 설계해 반도체 연구개발과 디지털 트윈 기술 고도화를 추진한다. 특히 SK텔레콤은 엔비디아의 'RTX 프로 6000 블랙웰 서버 에디션'을 기반으로 한국형 주권 AI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로보틱스 분야의 거대 모델 학습을 위한 전용 블랙웰 AI 팩토리를 설계한다. 이를 통해 생산 현장의 디지털 트윈화와 자율주행 알고리즘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할 방침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6만 장의 GPU를 도입해 한국어 초거대 언어모델(LLM), 피지컬 AI, 엔터프라이즈형 생성형 AI 서비스를 확장한다.
글로벌 AI 거점으로 도약
업계에 따르면 GB200 GPU 한 장의 단가가 3만~4만 달러 수준임을 고려할 때, 전체 공급 규모는 10조~1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급은 단순한 설비 도입이 아니라, 한국이 글로벌 AI 밸류체인에서 생산·연결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한국 내 주요 데이터센터와 협력해 'AI 팩토리 표준 모델'을 확립하고, 차세대 AI 인프라 생태계를 지원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이 글로벌 GPU 시장의 '수요국'에서 'AI 생산거점'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