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관리청은 16일 올해 8월 이후 비브리오패혈증 환자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며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올해 들어 보고된 환자는 5월 1명, 6월 2명, 7월 2명에 이어 8월에는 14명으로 크게 늘었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주로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8~10월 사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오염된 어패류를 날로 섭취하거나 상처 난 피부가 바닷물에 접촉할 때 감염되며, 급성 발열과 오한, 혈압 저하,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 발현 24시간 내 하지에 발진, 부종, 수포가 생기며 괴사성 병변으로 진행될 수 있다.
올해 8월 말 기준 누적 환자는 19명, 이 중 8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명보다 9.5% 감소했지만, 치명률은 여전히 42.1%로 높은 수준이다. 사망자는 모두 간 질환, 악성종양,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이었다.
최근 6년간 발생 추이를 보면, 2020년 70명(사망 25명), 2021년 52명(22명), 2022년 46명(18명), 2023년 69명(27명), 2024년 49명(21명)으로 매년 여름철 환자와 사망자가 반복적으로 보고됐다. 특히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8~9월에 집중 발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질병관리청은 만성 간 질환자, 당뇨병 환자, 알코올 의존자, 항암제·부신피질호르몬제 복용자, 면역결핍 환자 등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고 밝혔다. 이들에게는 피부 상처가 있을 경우 바닷물 접촉을 피하고, 어패류는 반드시 익혀 섭취할 것을 권고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비브리오패혈증 예방을 위해서는 어패류, 게, 새우 등을 날로 먹지 말고 반드시 익혀야 한다”며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은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방수칙은 △어패류 충분히 가열 섭취 △피부 상처가 있을 경우 바닷물 접촉 금지 △어패류 5℃ 이하 보관 △85℃ 이상 가열처리 △도마·칼 등 조리기구 소독 △어패류 조리 시 장갑 착용 등이다. 어패류는 껍질이 열린 뒤 5분 이상 끓이고, 증기로 조리할 경우 최소 9분 이상 가열해야 한다.
비브리오패혈증은 항생제 치료와 괴사조직 절제술이 병행되지만 치사율이 50%에 달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방역당국은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