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연 / 시인

장지연 / 시인
장지연 / 시인

엇박자의 미학
 

고장 난 다리로 

절뚝걸음 옮긴다

반음씩 어긋난 박자 잃은 발자국

질질 따라가며 나름 리듬을 탄다

느리다 하여 가지 못할 곳 어디 있으랴

거울 속 얼굴도 나이 들어 처지고

마음과 말도 음치이긴 매한가지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마음도 어긋나

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기울기도 한다

사랑과 미움이 널을 뛴다

뚜벅 뚜뚜벅 걸음으로 옮기는 하루

음정 박자 맞추기 무장 어렵다

무질서 속에서도 들길은 조화롭건만

다름 비비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은

악보 없이 부르는 음치들의 아카펠라

귀는 혼란해도 파장에는 온도가 있다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이

삶이라 한들 어떠랴

완벽한 박자 아니어도

가슴 뜨거운 노래

음정 박자 따로 놀아도

아름다운 인생이다

 

*한국문학예술진흥원 선정 우수도서 < 풀꽃 소리 듣다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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