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제공
송세헌 제공

어르신

위험하다.
그들이 위험하다.
그들은 부엉이가 나는 시간이나
고양이가 우는 시간에 나온다.
산에서 내려온 짐승같이 두리번거리며
고샅의 쓰레기를 뒤진다.
다행히 늙은 관절을 대신할 전동카가 있다.

위태하다.
전동카에 실린 짐이 위태하다.
찢겨 나간 삶의 자락들을 움켜쥐듯
앞뒤, 발목까지 뒤덮은 빈 박스들.
박스를 해체할 힘이 없어 그대로 
달팽이처럼 싣고 간다.
어둠을 기어 골목으로 사라진다.
붉은 미등이 깜박거리다 사라진다.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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