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친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의 유독성 유증기 유출로 인해 근로자 및 지역민들이 때 아닌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화토탈 권혁웅 대표이사가 18일 긴급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지역민들은 하루 사이에 두 차례나 유증기 유출을 일으킨 회사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 같지는 않다.

이번 유증기 유출로 인해 320여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하면서 지역민들의 불안이 점차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18일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에서 유증기를 흡입해 중태에 빠졌던 30대 남성이 사고 발생 27일 만인 지난 14일 숨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민들의 공포가 증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5일 동안 해당 공정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특별 근로감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것만으로는 지역민들의 마음을 진정시킬 수는 없을 것 같다.

한화토탈은 이번 사고를 단순히 대표이사 사과문 발표와 전문기관으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지난달 인근의 현대오일뱅크에서 유증기 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왜 미리 사전점검을 통한 예방책을 마련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서산시와 고용노동부에서도 지난달 현대오일뱅크의 유증기 유출 사고 당시 대산지역의 전 업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실시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반성이 뒤따라야만 한다. 특히, 서산시의 경우는 지난달 현대오일뱅크에서의 사고 발생 직후 대산공단 6사의 공장장과 환경·안전팀장 그리고 관계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학사고 발생에 대한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한 바 있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무색하게 되어버렸다.

한화그룹은 충청의 대표기업이다. 한화이글스를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지역민들의 한화그룹에 대한 애정은 한화그룹이 성장하는 원동력이자 자양분이다. 하지만 지난 2월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에 이어 이번의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 사고로 인해 그룹 이미지 훼손은 물론 충청인의 자존심에도 상처가 됐다는 점을 그룹 관계자들은 명심하기 바란다.

한화토탈은 이번 사고를 축소·은폐할 생각을 절대 하지 말고,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지역민들과의 내용 공유는 물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만 할 것이다.

단적으로 지난해 여름 이름 모를 악취로 인해 대산읍 지역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은 바 있지만, 올해에는 충청의 대표기업인 한화토탈이 주도적으로 나서 지역민들이 이러한 불편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배려하는 세심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지역민에 대한 진정성을 보일 때만이 충청의 대표기업인 한화그룹에 대한 지역민들의 애착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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