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성묘객, 호국영령과 조상께 ”나라의 미래 부탁”
현충원 관계자, 바른 시민의식으로 유의사항 준수 당부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성묘객들이 정성이 담긴 음식과 술을 조상께 올리며 차례를 지내고 있다. / 뉴스티앤티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성묘객들이 정성이 담긴 음식과 술을 조상께 올리며 차례를 지내고 있다. / 뉴스티앤티

“저희 가족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오면 제일 먼저 매점에서 조상님께 드릴 꽃을 준비해요”

추석 명절을 앞두고 국립대전현충원은 묘소마다 알록달록 새 꽃들로 치장하느라 저마다 분주하다.

먼 길에서 소중히 안고 온 음식으로 차례상을 차린 성묘객들은 정성스레 조상께 술을 올리는 모습이 사뭇 엄숙하고 진지하다.

성묘를 마치고 음복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행복한 가족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강원도 춘천에서 현충원을 찾은 이복우씨는 아내, 아이들과 함께 성묘 후 음복 중이었다.

이복우씨는 “조용한 성품의 우리 아버지는 월남전 참전 용사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10년 가까이 앓으시고 여기 잠들어 계신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린아이들 셋을 데리고 여기까지 오는 데 3시간 걸렸지만, 자랑스러운 아버지를 만나러 오는 기쁨에 힘든 줄 몰랐다”라고 설명했다.

대전현충원을 찾아 성묘 후 음복 중인 김훈주씨(사진 오른쪽)와 아들 김도연군 / 뉴스티앤티
대전현충원을 찾아 성묘 후 음복 중인 김훈주씨(사진 오른쪽)와 아들 김도연군 / 뉴스티앤티

광주 북구 운암동에서 가족과 함께 온 김훈주씨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를 자랑스레 늘어놓았다.

그는 “아버지가 군 복무 8년쯤 하셨는데 제대 3일 앞두고 6.25 전쟁이 일어났다”고 설명하며 “아버지는 화랑무공훈장을 받으신 내게 자랑스러운 분이다. 현충원에 두 달에 한 번 정도 아버지를 뵈러 오는데, 현충원 직원들이 항상 묘소를 깨끗이 관리해 주어 감사하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곳에 오면 애들과 꼭 홍범도 장군을 함께 뵙고 간다”면서 “아버지와 장군께 묵념을 통해 우리나라 미래를 부탁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김훈주씨 아들 김도연(초4) 군은 “여기 1년에 5번 정도 아버지와 함께 오는데, 입구에 핀 무궁화가 참 멋있게 느껴진다”면서 “현충원에 오면 제일 먼저 조화를 사러 매점에 가는데, 그때 사 주시는 아이스크림이 너무 좋다”며 웃었다.

김훈주씨는 “일부 성묘객들이 놓고 간 음식물 때문에 산짐승들이 먹으러 돌아다니는 걸 종종 목격한다. 이건 좀 아니지 않냐”면서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국립대전현충원은 모든 방문객에게 반려동물 동반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 뉴스티앤티
국립대전현충원은 모든 방문객에게 반려동물 동반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 뉴스티앤티

대전현충원 관계자는 “직원들이 수시로 다니며 단속하고 있으나, 100만 평이나 되는 공간을 다 살피는 것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참배객이나 방문객들이 음식물 되가져가기, 반려동물 동반금지 등 바른 시민의식으로 유의사항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이외에도 정부 방역 지침, 산불 예방(화기 사용 금지), 쓰레기 투기 금지, 현충원 전 지역 흡연금지, 주행속도 30km/h 등을 준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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