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제공
송세헌 제공

재개발의 이름으로 아파트가 들어설 곳.
이주민들이 다 떠난 뒤 너무 오래 방치되어
개와 고양이 울음도 잊어버린 곳.
깨진 유리와 밥상과 사기 그릇들이 어지럽고,
벽엔 아이들 생활계획표가 붙어 있고,
입춘대길 건양다경의 붓글씨와 붉은 부적이 남아 있는 곳.
바람벽엔 교회와 절 이름의 달력이 붙어 있고,
버려진 거울과 장농과 냉장고, 피아노가 남아 있고,
전우와 찍은 흑백의 월남전 사진들이
넘어진 괘종시계 위에 나뒹구는 곳.

삶을 고단하게 끌고간 흔적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닿을 수 있는 풍경이 거기 있었다.

그런데 그 곳에,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왔다.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