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뉴스티앤티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뉴스티앤티

목민관들이여!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 아는가? 군주시대가 무너지고 우리나라에도 이승만 정부가 들어서면서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의 삼권(三權)분립이 생겼고, 거기에 언론의 역할이 커지면서 삼권제도와 버금가는 언론, 즉 언론부가 생기게 되었다.

어찌 보면 입법부나 사법부보다 더 센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론부를 우선순위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 모두가 언론이 사회를 움직이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비유하고 있으며 공직자들에게는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인 것이다.

이외에 언론의 역할은 국민들에게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정보의 정확하고 신속한 전달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언론이 정보 전달에만 국한된다면, 언론에게 지워지는 무거운 책임을 외면하는 것이 된다. 그래서 언론의 또 다른 역할이 강조되는데, 언론은 지향점을 바르게 제시해 여론을 올바르게 이끌어 가야 하고, 공직자들에겐 잘하라는 의미에서 채찍을 가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언론의 역할은 정확 신속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말이다. 지난 3월 8일 일부 언론에 게재된 내용이 언론의 역할을 하기 위해 그런 기사를 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필자가 한마디 거들고자 자판을 두드리게 되었다.

보자, 이날의 C일보의 기사 내용을.

-전 략-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월급 절반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하겠다.”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을 위해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허태정 대전시장이 ㈀공식 석상에서 뱉은 말이다. 광역 지방자치단체장 중 처음으로 기부한 그는 민간영역에서의 기부 동참도 적극 당부하기도 했다.

허 시장의 기부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사회를 비롯해 온라인상에서 그를 칭찬하며 다른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 공기업 임원 등의 동참을 요구했다. 허 시장 기부 다음 날인 21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를 포함해 장 〮차관급 이상 공무원들이 급여를 이달부터 앞으로 4개월간 30% 반납하기로 했다. 5개 자치구청장은 물론 각 부구청장, 국장과 보건소장, 실 〮과장도 이 기부에 동참했다. 지방언론은 물론 중앙언론에서도 허 시장의 결단(?)에 찬사를 표하는 보도를 쏟아냈다.

그러면 1년이 지난 지금 이 약속은 지켜졌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허 시장의 말은 허언으로 끝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라는 기한을 정하지 않은 허 시장의 월급 기부는 4개월을 넘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허 시장은 월급 절반 기부를 밝힌 지난해 3월 20일 이후 모두 4차례에 걸쳐 1402만 원을 기부했다. 한 번 기부 때마다 자신의 월급 실수령액 절반가량인 350만 5000원을 기부한 셈이다.

 -중 략-

반면 허 시장의 월급 절반 기부 발표에 억지 춘향 격으로 동참한 대전 5개 구청장은 모두 그 약속을 지켰다. 

㈁허 시장이 구청장과 상의 없이 단독으로 월급 기부 의사를 밝히자 구청장 협의회에서도 부랴부랴 3개월 기부를 결정했음에도 그 약속을 이행했다.

 -하 략-

위 기사내용을 보면 기사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다. ㉮와㉯부분에서 오류가 발생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혼돈을 하게 하고 있고, ㈀공식 석상에서 뱉은 말이라고 했으나 어느 공식 석상인지 때와 장소가 밝혀지지 않은 것이 석연치 않은 것이다.

또한 (ㄴ)에 인용한 말로 볼 때 허 시장은 4개월, 구청장들은 3개월까지는 약속을 지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청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당시(2020.3.20.)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허 시장은 공식적으로 월급 기부 사실을 밝힌 바가 없고, 기자간담회 후 연합뉴스 J국장과 비공식적으로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월급 기부 사실을 귀띔한 내용이 공개석상에서 보도된 것처럼 기사화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와의 전쟁인데 계속 월급을 내놓으라고 한다면 어느 누구라도 할 수 없는 일인 것을 헤아리기 바란다. 대전 시정을 돌보는 목민관으로서 얼마나 씀씀이가 많겠는가? 

그리고 이분 황인호 동구청장에 대한 기사.

“동구 황인호 청장의 경우 여기에 20%를 더해 본봉의 50%인 429만 5000원을 3개월 기부했다. 황 청장의 월급 기부 금액은 허 시장의 기부액과 차이도 100만 원 가량에 불과한 1288만 5000원에 달한다.”고 했는데 황 청장은 흥사단 활동을 할 때부터 남 돕는 일에 앞장을 서오던 분이다.

필자가 알기에도 아직 내 집 한 칸도 없이 세를 얻어 살고 있는 줄 안다. 그런 청장이 목민관으로 있는 동구 주민들은 그를 중심으로 더욱 살기 좋은 동구를 이루어가길 바란다.

결론을 맺자.

위와 같은 기사를 쓰는 것은 언론의 사명인 것이다. 잘하고 있는 목민관들에게 더 잘하라고 채찍질하는 것이니, 목민관들은 그 채찍에 감사해야 할 것이고, 잘못한 것을 지적해 줄 때는 즉시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대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지적을 한 언론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 외부기고자의 칼럼은 본보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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