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선병원 혈관외과 윤병준 전문의

선병원 제공
선병원 제공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러닝이나 등산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이다. 그러나 최근 다리 피부 위로 푸르거나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혈관, 혹은 운동 후 다리가 무겁고 쥐가 나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단순히 근육통이나 미용상의 문제가 아닌 ‘하지정맥류’일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정맥 혈관이 확장되고 피부 밖으로 튀어나오는 질환으로, 최근에는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에 대해 대전선병원 혈관외과 윤병준 전문의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본다.

대전선병원 혈관외과 윤병준 전문의
대전선병원 혈관외과 윤병준 전문의

우리 몸의 혈관은 크게 동맥, 모세혈관, 정맥으로 나눌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 하지정맥 질환은 다리의 정맥에서 일어나는 모든 질환을 의미할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만성적으로 정맥의 기능이 떨어져서 발생하는 ‘만성정맥기능부전’이라는 말과 혼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심장에서 하지, 즉 다리로 간 혈액은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면서 혈액순환이 이루어진다. 정맥의 기능이 떨어진 경우 다리로 간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잘 올라오지 못하고 다리 정맥 혈관에 정체되면 염증반응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다리 부종, 쥐가 나거나 저림, 시린 느낌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흔히 들어본 ‘하지정맥류’는 정맥의 판막이라는 구조의 기능 이상으로 이러한 혈액순환의 문제가 발생한 경우를 뜻한다. 다리의 혈액이 순환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다리 근육의 긴장과 움직임, 정맥 판막의 정상적 기능, 정맥의 탄력성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정맥류와 만성정맥기능부전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다른 질환과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흔하게는 다리가 무겁거나 터질 것 같은 증상이 오후에 심해지고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는 경우, 쥐가 자주 나는 경우, 혈관이 튀어나온 경우를 들 수 있다. 조금 드물게는 무릎 아래로 다리가 너무 차거나 반대로 발바닥이 불덩이처럼 뜨거운 경우, 무릎이나 발목 관절이 시리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 다리 피부가 검게 착색되거나 잘 낫지 않는 다리 상처로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정맥 질환을 방치할 경우 초기에 느꼈던 쥐가 나고 다리가 무겁거나 시린 증상의 빈도가 더 잦아지고 강도가 세질 수 있다. 혈관이 튀어나온 경우에는 혈관이 더 크고 굵어지며 구불구불해진다. 그런 혈관 안에 혈전이 발생하여 혈관통을 느낄 수도 있고, 다리가 전반적으로 건조해지고 검게 착색되며 심하면 다리에 궤양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정맥류는 초음파 검사에서 명확하게 0.5~1초 이상의 역류가 확인되면 진단할 수 있고, 관련된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에 수술이나 시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비교적 간편하게 시술이 가능하고 통증이 적은 3세대 치료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그렇다고 해서 1세대나 2세대 치료법이 결코 문제가 있거나 열등한 치료라고 보기는 어렵다. 환자의 연령과 혈관 상태에 따라 더 적절한 치료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한다면 모두 좋은 치료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정맥 건강을 위하여 장시간 서서 혹은 앉아서 일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드는 직업군에 종사하는 경우,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근력운동으로 하체 근육을 단련하는 것도 좋지만,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통해 본래 가지고 있는 근육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체중 관리와 올바른 자세로 혈액이 잘 순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고, 필요하다면 혈액순환제의 도움을 받아 만성적인 정맥의 부하를 줄여주는 것도 방법이다.

윤병준 전문의는 "정맥 혈관도 시력처럼 사람마다 좋고 나쁜 혈관을 가지고 태어날 수 있다"며, "하지만 건강한 정맥 혈관을 가지고 있어도 관리를 잘못하면 금방 나빠질 수도 있고, 약한 혈관을 가지고 있어도 관리를 잘하면 건강하게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