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연기·코믹·오열까지 완벽 장악

‘은수 좋은 날’ 이영애 / 사진 출처 : KBS 2TV 토일 미니시리즈

역시 이영애였다. 배우 이영애가 ‘급이 다른’ 연기력으로 안방극장을 단숨에 장악하며 명불허전 클래스를 입증했다.

지난 20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토일 미니시리즈 ‘은수 좋은 날’(연출 송현욱 / 극본 전영신)에서 이영애는 평범한 주부에서 위험한 동업의 세계로 뛰어든 ‘강은수’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굳건히 잡았다. 방송 단 2회 만에 현실적인 생활 연기부터 허를 찌르는 코믹, 심금을 울리는 감정 폭발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연기의 진수’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시청자들을 웃고 울게 한 1, 2회 속 이영애의 활약상을 되짚어 봤다.

‘믿고 보는’ 이영애표 생활 연기, 현실 공감 100%

극 초반, 이영애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주부 강은수 그 자체였다. 가족과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을 자연스러운 대사 톤과 섬세한 표정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을 은수의 삶에 단숨에 몰입시켰다. 하지만 남편의 투자 실패와 암 투병이라는 비극이 닥치자, 은수의 삶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이영애는 배신감과 분노, 뒤늦게 진실을 알게 된 죄책감까지 복잡다단한 감정의 파고를 유려하게 표현하며 극의 흡인력을 극대화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역시 믿고 보는 이영애”, “캐릭터와 혼연일체”, “연기가 너무 편안하고 현실적이다”, “어나더 레벨의 이영애” 등 뜨거운 호평을 쏟아냈다.

눈빛 하나로 압도…위기 속 폭발한 생존 본능

은수의 삶을 송두리째 흔든 것은 우연히 손에 넣은 약 가방이었다. 경찰 신고와 위험한 거래의 유혹 사이, 극한의 기로에 선 은수의 내적 갈등은 이영애의 깊은 눈빛 연기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됐다. 대사 한마디 없이 오직 흔들리는 눈빛만으로 혼돈, 두려움, 그리고 생존을 향한 절박함이 교차하는 복잡한 내면을 설득력 있게 담아낸 것. 클럽 청소부로 뛰어든 낯선 세계에서 공포와 결단을 동시에 드러내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숨통 틔운 코믹 한 스푼, 반전 매력 폭발

휴먼 범죄 스릴러라는 무거운 장르에 숨통을 틔운 것은 이영애의 반전 매력이었다. 이경(김영광 분)과의 위험천만한 동업이 시작되자,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코믹함을 잃지 않는 은수의 생활형 생존력이 빛을 발했다. 전기충격기로 상대를 제압하고 허탈한 웃음을 터뜨리거나, 위기의 순간 VIP 룸 번호를 바꿔치기하며 기지를 발휘하는 장면은 웃음과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선사하며 캐릭터의 입체감을 더했다. 김영광과의 아슬아슬한 케미 속에서 ‘비극 속 희극’이라는 새로운 결을 만들어내며 극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안도와 죄책감 사이, 시청자 울린 폭풍 오열

첫 거래를 성공시킨 은수는 남편의 병원비를 마련했다는 안도감과 불법을 저질렀다는 죄책감 사이에서 무너져 내렸다. 돈다발을 끌어안고 터뜨린 오열은 2회의 명장면으로 꼽히기에 충분했다. 돈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인간의 양가적 감정을 담아낸 이 장면에서 이영애는 안도의 미소와 자책의 눈물을 동시에 쏟아내며 캐릭터의 다층적인 면모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그의 눈물은 왜 은수가 위험한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시청자들을 온전히 납득시키며 깊은 울림을 남겼다.

이처럼 이영애는 평범한 주부가 범죄의 세계에 발을 들이며 겪는 처절한 여정을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풀어내며 ‘은수 좋은 날’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녀가 앞으로 그려나갈 강은수의 이야기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한편, KBS 2TV 토일 미니시리즈 ‘은수 좋은 날’ 3회는 오는 27일(토) 밤 9시 2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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