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나 스포츠 활동 중 예기치 못한 충격으로 턱과 얼굴, 치아에 외상을 입는 환자들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안면부 외상은 극심한 통증과 기능 장애를 넘어, 외모 변화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얼굴에 외상을 입으면 성형외과나 응급실만 떠올리기 쉽지만, 얼굴 뼈와 치아, 연조직의 기능과 심미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안면부 외상의 전문 치료는 ‘구강악안면외과’에서 담당한다. 대전선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유길화 전문의의 도움말로 턱·얼굴·치아 외상 시 올바른 대처와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 생소하지만 중요한 ‘구강악안면외과’의 역할

턱과 얼굴에 가해진 충격은 치아 손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의 치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교합(맞물림) 이상이나 개구장애(입 벌림 장애) 같은 장기적인 문제다.

구강악안면외과는 바로 이 지점에서 전문성을 발휘한다. 선천적 기형, 외상, 종양 등으로 손상된 안면부의 형태를 기능적·심미적으로 회복시키는 외과학의 한 분야로, 얼굴 뼈는 물론 피부, 근육 등 주변 연조직까지 아우르는 통합적인 치료를 시행한다. 복잡한 얼굴의 구조와 기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진료과인 셈이다.

■ 후유증을 막는 ‘골든타임’ 응급 대처법

사고 직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치료 결과와 예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치아가 빠졌을 때: 빠진 치아는 절대 버리지 말고, 되도록 빨리 치과나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특히 치아가 완전히 빠진 경우 30분 이내에 재식립하면 생존율이 90%에 달하지만, 시간이 지체될수록 살릴 확률은 급격히 떨어진다. 빠진 치아는 흙이나 이물질을 가볍게 헹궈낸 뒤, 우유나 식염수, 혹은 스포츠음료에 담아 건조하지 않게 운반하는 것이 가장 좋다.

피부가 찢어졌을 때 (열상): 깨끗한 식염수로 상처를 세척한 뒤 멸균 거즈로 덮어 압박 지혈한다. 8시간 이내에 봉합해야 감염 위험과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

턱이 빠지거나 골절이 의심될 때: 턱이 빠졌다면 무리하게 직접 맞추려 하지 말고 즉시 응급실에서 전문적인 정복술을 받아야 한다. 턱뼈나 눈 주위 뼈(안와) 골절이 의심될 때도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 정확한 수술과 다학제 협진의 중요성

턱과 얼굴 뼈 골절 환자는 응급실에서 우선 악간고정술(위턱과 아래턱을 고정하는 시술)로 추가 손상을 막은 뒤, 전신마취 하에 정밀한 수술을 진행한다. 대부분의 경우 수술을 통해 정상적인 얼굴 형태와 저작(씹는)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외상 정도에 따라 감각 이상, 교합 장애, 턱관절 문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유길화 전문의는 “안면부 외상은 구강악안면외과를 중심으로 성형외과, 신경외과, 안과 등 여러 진료과 간의 유기적인 협진 체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협진이 가능한 병원에서 통합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 최선의 치료는 ‘예방’

무엇보다 외상을 입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차량 탑승 시에는 반드시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자전거나 격렬한 스포츠 활동 시에는 헬멧, 마우스가드와 같은 보호 장비를 착용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만약 불의의 사고로 외상이 발생했다면, 당황하지 말고 골든타임을 지켜 응급처치를 시행한 뒤, 얼굴 뼈와 치아, 주변 조직까지 종합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