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성-모세관 현상' 이용한 초고속 추진 원리 규명… 사이언스 표지 장식

국내 연구진이 부채다리 소금쟁이가 물 위를 빠르게 움직이는 비밀을 밝히고, 이를 모사한 초소형 로봇 개발에 성공했다. 아주대학교 고제성 교수 연구팀은 소금쟁이 다리 끝 부채꼴 구조가 근육이 아닌, 물의 표면장력과 탄성으로 순간적으로 펴지고 접히는 '탄성-모세관 현상' 때문임을 규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8월 22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 표지(안)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논문 표지(안)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아주대학교 고제성 교수 연구팀이 부채다리 소금쟁이(라고벨리아)를 모사한 초소형 로봇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소금쟁이의 일종인 라고벨리아는 다리 끝 부채꼴 구조를 이용해 빠른 물살에서도 민첩하게 움직인다. 그러나 이 구조가 어떻게 초단시간에 작동하는지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다. 기존 연구는 곤충의 복잡한 기동을 로봇으로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고 교수 연구팀은 미국 UC버클리, 조지아 공대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라고벨리아와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초소형 로봇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21개의 인공 털로 부채꼴 구조를 제작해 로봇에 적용했으며, 이를 통해 강한 추진력과 민첩한 방향 전환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라고벨리아 생물 사진 및 팬의 마이크로 구조 전자 현미경 사진. 납작한 끈 모양의 마이크로 구조는 생물의 거동에 필수적인 기능을 부여한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라고벨리아 생물 사진 및 팬의 마이크로 구조 전자 현미경 사진. 납작한 끈 모양의 마이크로 구조는 생물의 거동에 필수적인 기능을 부여한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연구 결과, 라고벨리아의 부채꼴 구조는 근육의 힘이 아닌 '탄성-모세관 현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리가 물에 들어가면 물의 표면장력과 구조물의 탄성으로 인해 0.01초 이내에 부채가 스스로 펼쳐지고, 물 밖으로 나오면 즉시 접히는 초고속 자가 변형 원리다.

이번 성과는 고 교수가 박사과정부터 15년간 이어온 소금쟁이 연구가 결실을 맺은 것이다.

고제성 교수는 "자연계 곤충의 구조적 지능을 규명한 것"이라며 "향후 환경 점검, 구조 활동, 생물 모방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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