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하락에 '노 자이' 공감대 확산
브랜드 평판 석달 만에 24위로 '뚝'
최악의 경우 '등록말소'처분 가능성도

‘자이’ 로고 / GS건설
‘자이’ 로고 / GS건설

GS건설이 잇단 부실시공 사태로 벼랑 끝에 몰렸다. 브랜드 신뢰도가 바닥을 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노(NO) 자이'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GS건설이 업계에서 사실상 퇴출을 의미하는 '등록말소'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잇단 부실시공 사태에 신뢰도 바닥난 '자이'

8일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 7월 내놓은 '아파트 브랜드 평판'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GS건설의 주택 브랜드 '자이(Xii)'의 순위는 24위로 주저앉았다. 올해 1~4월만 해도 2~3위를 이어갔던 것을 감안하면 3개월 만에 21계단 곤두박질친 것이다.

실제 GS건설은 지난 4월 인천 검단 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철근 누락 등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나 비난 여론이 들끓는 실정이다. 이 사고 이후에도 GS건설이 시공한 서울 중구 '서울역 센트럴자이'의 외벽 균열과 강남구 '개포자이'와 동작구 '흑석자이'의 침수 논란 등이 겹치면서 주택 브랜드 '자이'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을 쳤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이'를 뼈없는 순살치킨에 빗대어 '순살자이', 하자 많은 아파트라는 의미의 '하자이', 물에 빠진 아파트라는 뜻의 '침수자이', 아파트가 언제 무덤이 될지 모른다며 '공동묘자이'·'자이&다이' 등으로 통용하며 조롱이 난무하고 있다. 

 

영화 이미지를 재가공해 GS건설 '자이'와 부실시공 사태를 풍자한 게시물 / 포털사이트 갭처
영화 이미지를 재가공해 GS건설 '자이'와 부실시공 사태를 풍자한 게시물 / 포털사이트 갭처

한 누리꾼은 실화바탕의 영화 '순살' 시나리오가 유출됐다면서 인천 검단 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를 바탕으로 실제 영화 '택시운전자' 이미지를 재가공해 GS건설의 '자이'와 부실시공 사태를 질타하기도 했다. 

여기에 "자이 아파트는 믿고 걸러야", "붕괴사고 건설사는 퇴출해야 한다"는 댓글도 각종 게시물에 잇따르면서 노(NO) 자이' 공감대도 확산되는 모양새다. 인터넷 카페 한 게시물 작성자는 "예전에 갑질 시공사와 각종 불량 시공 등에 대해 제일 악명 높았던 곳이 GS건설"이라며 "이런 건설사는 퇴출시키는 게 정답"이라는 글을 올렸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GS건설 보이콧' 댓글 갈무리 / 각 커뮤니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GS건설 보이콧' 댓글 갈무리 / 각 커뮤니티

▶ 부실시공 중징계 가능성도…GS건설 처벌에 쏠리는 눈

여론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GS건설의 부실시공에 대한 관계당국의 징계 수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으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GS건설과 관련 기관을 상대로 징계 수위와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내놓을 방침이다. 

업계에선 GS건설이 최악의 경우 현행법상 최고 수위 처벌인 '건설업 등록말소'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1월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 아이파트 외벽 붕괴사고 당시 국토부는 등록 관청인 서울시에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 처분을 요청한 바 있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 10호는 고의나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대중의 위험을 발생케 할 경우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을 부과토록 규정하고 있다. 건설업 등록말소 처분이 내려지면 기업의 이전까지 수주 실적 등 모든 기록이 삭제돼 사실상 업계 퇴출로 해석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직후 현장을 찾아 "발주청인 LH와 시공사인 GS건설은 무거운 책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를 놓기도 했다. 

GS건설은 해당 아파트를 '시공책임형 CM방식'으로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책임형 CM방식은 설계·시공 분리입찰로 진행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시공사가 설계단계부터 참여해 약정된 공사비 내에서 책임지고 공사하는 제도다. GS건설의 책임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이 새 브랜드명 투표 결과 / 블라인드
자이 새 브랜드명 투표 결과 / 블라인드

▶ '자이' 이름 바뀌나…브랜드명 교체설도 '솔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GS건설이 고강도 처분을 피해간다 해도 '자이' 브랜드명 변경을 통해 이미지 쇄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굳어진 '자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쉽게 떨칠 수 없을 것으로 보여서다. 

특히 최근 주택시장에서는 본격 브랜드 시대로 접어들면서 그 영향력이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아파트 브랜드가 주택 품질과 서비스, 평판은 물론 집값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제는 같은 입지라면 브랜드만 보고 수십억짜리 아파트를 고르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최근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가 모바일 투표앱 '크라토스'를 통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10명 중 9명 꼴로 "아파트 브랜드가 집값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서는 GS건설 ‘자이’의 새 브랜드명 변경 투표가 진행된 가운데 4개 선택지 중 '순살자이(철근 70% 안 넣음)'가 1800표 이상을 받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새 브랜드 명 후보에는 순살자이 외에도 하자이(하자+자이), 자이 더 그래이브(무덤), 자이 더 워터밤(물난이) 등이 올랐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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