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현경
시인  이현경

금방이라도 창 안으로 
와르르 쏟아질 듯한 나무와 마주 보고 있다

가지들이 땅 아래로 늘어질수록 
설레는 시선이 나무에게로 자꾸 간다

떨림이 가득한 시간

봄 창가로 느닷없이 몰려드는 먹구름을 보며
벚나무를 좀 더 깊게 끌어당긴다

소란한 공중으로 비바람에 흩날리는 꽃잎들

익숙해지고 길들여진 저편으로 
비 지나간 자리에 꽃이 거의 떨어졌다 

붉어진 창으로 사라지는 존재의 꽃들

그렇게 봄날은 가고 있다
유리창 안의 마음도 지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