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잠향교는 1405년(태종 5년) 창건되어 600년 전통을 가진 유교 교육의 산실로서,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복원된 조선시대 건축물이다. 문화재청은 진잠향교를 대전광역시의 문화재자료로 1989년에 지정했다. 향교는 공자와 여러 성현을 위한 제례 의식과 지방 백성의 유교 교육을 위해 조선시대 나라에서 세운 국립교육기관인 것이다.

대전도시과학고등학교(교장 박인규)는 유성구 진잠로 42번 길에 위치한 학교로, 재건된 진잠향교와는 1300M 거리에 위치한다. 학생들이 20분만 걸으면, 조선시대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향교의 역사와 문화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진잠향교로 인성함양과 교육을 위한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7M 높이의 홍살문 입구를 지나 흥학루라는 현판이 걸린 큰 대문을 들어서면, 좌우로 마주 보고 지어진 조선 유생들의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가 있고, 정면에는 공부 장소인 명륜당이 놓여 있다. 안쪽 담장을 따라 뒤로 깊숙이 들어가면 성현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이 웅장하게 펼쳐져 있다. 팔작지붕, 맞배지붕 같은 지붕 건축 기법을 모두를 볼 수 있다. 전통 기와는 감성을 풍요롭게 하면서, 기품 있다. 고요함과 운치로 가득한 한옥 고택과 그 전체를 감싸는 고즈넉한 돌담 울타리. 그리고 그 뒤로 살구나무에 하얀 꽃들이 만발한 모습과 쭉쭉 뻗은 소나무와 푸른 하늘이 더해져 한 폭의 그림 같다.

대전도시과학고는 직업능력에 대한 습득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인간의 기본 유교 도리인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에 대한 가르침에도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올해도 좋은 인간성을 갖춘 바른 인재를 기르기 위해 학생 생활 교칙과 인성교육을 더욱 강화하였다. 또한 창의성을 갖춘 인재양성을 원대한 목표로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역사와 전통을 가까이에서 활용하기 쉬운 진잠향교를 찾은 것이다.

진잠향교는 1980년부터 지역의 인성과 전통을 다루는 교육을 해왔다. 또한 문화관광해설사가 매일 10시부터 17시까지 상주해 지역 관광지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대전도시과학고 현장학습에서 만난 박훈배 해설사는 학생들을 친절히 맞이해주면서, 동편 마루로 안내했다. “고등학생들이 왔으니, 조선시대 상급 신분 유생들이 학업을 위해 생활하던 동재에 앉게 했습니다. 나도 전공이 기계과 출신입니다. 반갑습니다.”라고 학생들을 존중해 주면서 향교 소개를 했다. 학생들은 신기해하면서 해설사의 설명을 경청했다.

See far [ 씨팔 : 멀리 봐라 ]

씨팔은 욕이 아니다. 멀리 봐라[See Far]다.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대전도시과학고 혁신적인 교사들은 가까운 전통에서 길을 찾고 있다. 지역 문화재자료인 진잠향교를 활용한다면 바른 심성을 키우는 인성교육은 물론이거니와, 융합 전문교육이 가능하다. '향교를 관광명소로 만들기'라는 주제라고 가정하고, 예시 몇 가지만 열거해 보겠다.

한국사 : 향교의 역사와 역할 안내글 
미술 : 향교의 모습 그리기, 만들기, 채색하기, 서예활동, 제례의식 사진 찍기
수학 : 문양의 대칭, 쪽매맞춤, 지붕의 각도와 사이클로이드, 향교 면적 계산, 한옥 구조의 기본단위 칸, 간, 건축물 비율 계산
영어 : 외국인에게 향교 소개하기
국어 : 향교 소개 글 작성 및 촬영
사회 : 향교와 같은 오늘날 제도 조사 비교, 제례의식 체험
한문 : 향교 안에서 한자 찾고, 쓰고 뜻풀이
물리 : 학교와 향교 간 시간과 거리 조사, 최단시간 교통편 조사
생물 : 향교 주변 식물의 사계절 조사, 생물 이름 조사
음악 : 향교 제례 음악 감상 및 조사
체육 : 1300M 왕복 빠르게 걷기
경제 : 향교 특산품 개발, 산업화 및  판매전략
건축 : 한옥 집 짓기, 지붕의 형태, 문화재 복원, 재건 기법, 조감도로 재현하기
토목 : 향교 언덕 높이 측량, 지도 만들기
전기, 기계 : 향교 문화재 경관조명 연출 및 설치
전자 : 미디어파사드, 홀로그램으로 조선시대 향교 재현

실제로 대전도시과학고 수업혁신팀을 이끌고 있는 손주민 수석교사는 2022년 진잠향교를 활용한 융합 수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한 바가 있다. 진잠향교와 근처 보호수를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국어 시간에는 시 교육, 건축 전공 교사는 한옥 제작 지도, 기계과에서 재료 절단 수업, 미술 시간 작품제작 및 전시활동을 한 것이다.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았고, 올해에도 확산가능하다.

한편, 진잠향교에서는 매달 음력 1일, 15일에 분향예식이 있다. 그리고 큰 축제로는 춘계제향(음력 2. 9.)과 석전대제(음력 8.2.)라는 유교 전통을 볼 수 있는 제사가 있다. 전통복식을 갖춘 유생들의 의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집례를 맡고 있는 양완석(뿌리공원 전국문중협의회) 사무총장은 “대전도시과학고 학생들은 언제나 대 환영, 4월 5일, 4월 20일 분향예식에도 초대합니다.”라면서, 학생들이야말로 전통을 익혀 전승해 주는 미래의 주인공이라고 했다. 또한 전통 속에서 미래교육의 희망을 찾는 절호의 기회라면서, 이웃 학교인 대전도시학고가 학생들을 위해 교육적으로 잘 활용하길 바란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