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학관이 세계적인 작가를 배출하는 장소가 되길 바라"

이은봉 대전문학관장은 대전문학관이 지역의 많은 청년이 배우고 등단해 미래의 문학을 이끄는 세계적인 작가를 배출하는 장소가 되길 소망했다.

또, 길었던 코로나19로 인한 후유증을 해소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유행 조짐이 보이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은봉 대전문학관장 / 뉴스티앤티
이은봉 대전문학관장 / 뉴스티앤티

이은봉 대전문학관장은 1984년 창작과비평 신작 시집 '마침내 시인이여'를 발표해 시인으로 등단, 다수의 작품을 출간하면서 강단에 올라 수많은 제자를 배출해 왔다. 강단에서 퇴직한 후에는 2019년 10월부터 대전문학관장을 맡아 지역 문인들의 소통과 화합을 이끌며 문학 활동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뉴스티앤티는 이은봉 관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대전문학관장을 맡고 계신다. 그동안의 소회는?

대전문학관의 역할은 문인들을 지원하고 시민들의 문학창작 활동의 활성화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저는 지난 2019년 10월부터 대전문학관장직을 맡아 시민을 위해 4년간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다만 이용객이 늘어나고 좀 더 활발한 활동을 하려는 시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시민들의 발길이 끊겼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코로나가 다시 유행할까 걱정이 크다.

 

자신을 소개한다면?

충남 공주군 장기면(현 세종시)에서 태어나 대전 보문고등학교와 숭전대학교(현 한남대)에서 국어국문과를 졸업했다. 전두환 정부 시절 시인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무크지 ‘민중교육’을 발간했다. 이로 인해 정부의 탄압을 받으면서 저를 포함한 관련 교사 십수 명이 잘리고 재판을 받는 등 대전에서의 활동이 어려워졌다. 

당시 아내의 도움으로 상경해 문인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광주대에서 문예창작과 교수이자 시인, 비평가로 활동했다. 지난 2018년 은퇴한 뒤 고향인 대전에서 문학관장으로 활동해달라는 부탁을 받아 활동하고 있다.

 

시를 쓰게 된 계기가 있다면?

시는 실패와 객지의 형식이라고도 하며 외로운 자를 위한 글이다. 저는 어린시절 아버지께서 바둑을 두러 나가시는 일이 많아 집에 혼자 있는 일이 잦았다. 외롭고 힘들게 지내는 일이 많으니 자연스레 책을 가까이하게 됐다. 

이후 고등학교를 다니며 국어에 더 관심을 갖게 됐고 수업이 끝나면 자취방에서 소설이나 만화를 보는 것이 취미로 자리 잡았다. 막내 고모가 독일 간호사로 가면서 받은 한국문학전집과 50인 시집 등도 많이 읽었다. 독서 덕분에 고등학교에서 시를 쓴 것이 칭찬을 받고, 교지에 실리고, 상도 받았다.

어린 시절 선생님이자 국문학 고전시가 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대학에 떨어지고 나자 상심이 컸다.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인 김현승 선생님이 계신 대학으로 가 그를 모시고 시를 공부해야겠다 마음먹고 활동하다 보니 시인이 돼 있었다.

 

이은봉 대전문학관장 / 뉴스티앤티
이은봉 대전문학관장 / 뉴스티앤티

대전문학관을 자랑하신다면?

대전문학관의 자랑은 역시 강의와 교육 프로그램이다. 대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시 창작반부터 기초, 심화, 소설, 수필 등 다양한 문학 프로그램을 준비 중으로 올해는 평년보다 이른 8월에 개강한다. 오는 12월에 문학관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도 준비 중이다.

또, 전국 최초로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기획전 ‘세상에 온 걸 환영해’를 준비하고 있다. 어린이가 하나의 동등한 인격체로서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는 인식을 정착시키고 문학을 통해 세상의 의미를 찾아보자는 취지로, 여러 아동문학 자료 및 작품들과 다양한 체험 콘텐츠로 구성했다.

대전문학관은 시민 여러분을 위해 항상 열려있는 문화 공간이다. 적극적인 참여와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제2 대전문학관 설립을 공약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사실 대전문학관은 이장우 대전시장이 동구청장 시절에 공약으로 동구문학관 건립을 추진하던 것이 모태다. 추진 중 예산 부족으로 대전시에 기부체납하게 되면서 현 대전문학관이 됐다. 예술관, 박물관, 음악관이 모두 둔산 지역에 위치한 것과 달리 대전문학관만 외지에 나와 있게 된 이유다. 그래서 수장고도 좁고 행사 진행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장우 시장이 제2 문학관을 건립하겠다고 공약 하셨다. 여러 부분을 기획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문학관을 둔산의 예술특화지역에 건립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적당한 부지가 없는 상태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아직 기획 중으로 확정되면 말씀드리겠다.

 

대전의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좋은 작가는 인류의 스승이며 역사의 스승이기도 하다.

대전은 조선시대 문학의 중심이었으나 지금은 그 중심에서 벗어나 소외되고 있다. 많은 청년이 문학관으로 와서 배우고 등단해 미래의 문학 40년을 책임질 세계적인 작가가 됐으면 한다.

또, 시를 많이 읽고 소중히 하는 것으로 한국에서도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는 작품과 인물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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