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의 넋이 숨쉬는 묘지의 솔밭,그 끝자락에이제는 캐지 않아 무성한 뚱단지가명징하게 노란 꽃을 피웠다.구절초꽃이 이슬에 젖어 필 때이면으례 새벽 안개가 이 곳을 호위한다. 안개가 엽록소를 씻어 내리고나뭇잎들이 침묵할 때,벌레소리 사라진 호숫가 잔물결만 찰랑일 때,깊어 지는 별을 보며 무아지경에 빠질 때, 가을은 안개라는 가사를 가져와만물을 입혀 앉히고만산홍엽의 색을 지우며제행무상과 물아일체를 설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