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헌 제공
송세헌 제공

느린 여름,

빠른 휴가.

 

휴가라는 시간은 금방 가버리고

유예되었던 여름은 돌아와 보니

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집에 돌아와 베란다 앞뒤 창문을 열었다.

장마로 참았던 매미 울음이

금새 방안 가득 찬다.

 

다행히

비 한방울 맞지 않고 돌아왔지만

해수욕도 산림욕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다시 찾아보니

休暇의 暇라는 한자가 틈가자이다.

쉴 틈이니 짧을 수 밖에.

그런가보다,

우리는 의식주의 틈바구니에서

틈만 나면 짬을 즐기고

겨울, 여름 기후를 빌미 삼아

여유를 부려보는 것이 휴가인 셈이다.

 

바쁜 사람이나 아픈 사람은 틈의 중요함을 안다.

백수들에겐 틈이 없다.

 

이 기록적인 장마도 틈이 없으니 재난이 된다.

틈의 미학이다!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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