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여름,
빠른 휴가.
휴가라는 시간은 금방 가버리고
유예되었던 여름은 돌아와 보니
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집에 돌아와 베란다 앞뒤 창문을 열었다.
장마로 참았던 매미 울음이
금새 방안 가득 찬다.
다행히
비 한방울 맞지 않고 돌아왔지만
해수욕도 산림욕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다시 찾아보니
休暇의 暇라는 한자가 틈가자이다.
쉴 틈이니 짧을 수 밖에.
그런가보다,
우리는 의식주의 틈바구니에서
틈만 나면 짬을 즐기고
겨울, 여름 기후를 빌미 삼아
여유를 부려보는 것이 휴가인 셈이다.
바쁜 사람이나 아픈 사람은 틈의 중요함을 안다.
백수들에겐 틈이 없다.
이 기록적인 장마도 틈이 없으니 재난이 된다.
틈의 미학이다!
뉴스티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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