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기 칼럼니스트
이홍기 칼럼니스트

대전광역시 체육회장이 사상 처음으로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종전까지는 지방단체장이 체육회장직을 당연직으로 겸직했다. 이러한 제도를 바꾼 것은 정치와 체육을 분리하자는 취지에서다.

그동안 지방선거 때마다 지방체육회가 특정 후보의 선거조직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국회는 이러한 여론을 수렴하여 지방자치단체장이 체육회장을 겸직하는 것을 금하는 법을 만들어 선거제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체육회장을 선거를 통해 뽑는 것은 민주주의체제에 부합하는 제도이다.

과거에는 체육을 진흥시켜 국위를 선양하자는 취지에서 관(官) 주도로 운영해 왔지만 이제는 환경이 달라졌다.

공무원보다는 민간인이 체육회장을 맡는 게 시대적인 요구이다.

전남에서는 체육인 출신 vs 정치인 출신 2파전으로 후보가 등록됐다고 하고, 대한민국 '스포츠 대통령'을 뽑는 대한체육회 선거에는 장정수(65)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운영위원, 이에리사(62) 전 국회의원, 이기흥(61) 전 대한체육회 부회장, 장호성(61) 단국대 총장, 전병관(61) 경희대 교수 등 5명의 후보가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이들 대부분은 직접 선수로 활동한 인물들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 대전에서는 어떤 인물을 뽑아야 대전 체육이 활성화될까?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일부 체육인들은 체육인으로 뼈가 굵은 인물이라야 적임자라고 해서 체육인 출신을 선출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과거의 체육회 발전을 볼 때 체육인은 숲은 보지만 나무를 보지 못하는 속성이 있다. 다시 말하자면 실무에는 밝지만 경영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기업인이 체육회장을 맡는다면 정부 지원금에 체육회 발전을 위한 후원도 넉넉히 할 수 있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전시티즌과 대한축구협회를 들여다보자.

대전시티즌은 기업인이 적극적으로 후원을 할 때는 성적이 좋았지만, 지금은 후원이 없으니까 2군으로 내려앉고 말았다.

대한축구협회는 정몽준 대기업 회장이 튼튼한 버팀목이 돼 주니까 전혀 흔들림이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살펴볼 때, 대전광역시 체육회장은 기업인이 맡는 것이 정답이다.

대전 체육회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선거인단은 나무만 보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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