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마친 고3생 10명이 참변을 당한 강릉 펜션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19일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강릉경찰서에서 수사 진행 상황 브리핑을 통해 "국과수가 직접 검시했으며 혈중 일산화탄소농도가 치사량을 훨씬 넘었다"며 "독극물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산화탄소농도가 40% 이상이면 치사량으로 보는데, 사망한 학생들 몸에서 48∼63%가량 검출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히 "사망자 부검은 유족 요청으로 검찰과 협의를 거쳐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이라고 설명했다.

 

보일러 배기구와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연통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가스보일러와 관련해 경찰은 "펜션 보일러실에는 연소 가스를 내보내는 배기관(연통)이 있는데, 보일러 본체와 배기관(연통) 연결 부위가 어긋나 있어서 배기가스 일부가 유출될 수 있었다"며 "현재 2차 합동 감식 실시 중이며 그 원인에 대한 종합적인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따로 설치돼 있지 않았고, 연통이 어긋난 이유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보일러 설치 시기는 2014년으로 추정되며, 게스트 하우스에서 펜션으로 바뀌면서 내부 구조가 변경됐는지도 확인하겠지만 시간은 다소 걸릴 수 있다"며 "배기관이 어긋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최대한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강릉시 경포의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19일 오후 국립과학수사대원들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펜션 주변 CCTV를 통해 파악된 사고 학생들의 행적도 확인했다.

학생들은 지난 17일 오후 3시 42분 펜션에 입실 후 나갔다가 다시 같은 날 오후 6시 56분과 59분 사이에 택시 3대에 나눠 타고 펜션에 도착한 뒤 바비큐장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식사를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어 같은 날 오후 8시 52분과 오후 9시 5분께 객실로 입실한 학생들은 이후에는 이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펜션 운영자 김모씨는 지난 7월부터 해당 펜션을 임차해 운영했고 지난 18일 오후 1시께 학생들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번 사고로 불의의 변을 당한 학생들에게 깊은 애도 마음 전하고 치료 중인 학생들의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며 "특별히 피해자 케어팀 운영해 보호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강원경찰청 광역수사대 등 72명의 수사관 등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꾸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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