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 / 박영식

밤비 / 박영식
밤비 / 박영식

나의 애장품 얼레빗,

반달 모양의 월소月梳 대추나무빗,

계룡산 갑사 부근 명장名匠 수공예작품.

빗살이 촘촘한 참빗이 다소 부담스러워,

그래도 성글은 내 마음 빗어주는 스물여덟 빗살.

머리카락 빠질라 머리숱 적어질라,

아침 눈뜨자마자 거울 앞에서,

두피 마사지 내몸 쓸어주는 건강 빗살,

벼락 맞아도 대추나무는 행운을 주고요,

대추나무에는 사랑도 주렁주렁 걸린다네요.

하루를 그렇게 시작한 지 어언 이십 년,

얼레빗으로 머리 가다듬고 그날을 날마다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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