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인문학 칼럼] 취모멱자(吹毛覓疵)라는 비난은 듣지 말아야
[장상현의 인문학 칼럼] 취모멱자(吹毛覓疵)라는 비난은 듣지 말아야
  • 장상현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8.0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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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 문학 박사 / 뉴스티앤티
장상현 문학 박사 / 뉴스티앤티

옛 말대로라면 하늘이 노(怒)한 것인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는 폭염이 무척이나 짜증스럽다. 설상가상으로 모든 언론의 매체들은 온 나라의 모든 것을 들 쑤셔서 어느 것 하나 새롭고 놀라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이다. 군대의 하극상, 법조계의 자중지란, 경제의 움추림, 외교의 흔들림, 안보의 불안감, 교육의 엇박자, 사회의 미래걱정,

한 마디로 대해(大海)에서 방향을 잃은 낡고 작은 배의 형국이라고 하면 잘못된 표현일까? 현 정부의 잣대로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은 정부수립 이래로 지금까지 잘 한 것은 없고 온통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겠지만 그러나 이 시점에서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로 잡아보고자 하는 취모멱자(吹毛覓疵)의 행동은 오히려 비난 듣기에 가까울 수도 있다.

취모멱자는 ⟪한비자(韓非子) 〈대체편(大體篇)〉⟫에 언급된 말인데 이는 ‘터럭을 불면서까지 남의 작은 흠(흉터)을 찾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남의 허물을 찾아내기 위해서 무슨 짓이라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위정자들이 정치를 하다보면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는 없다. 그들도 인간이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관대함에 앞서 조상들이 흔히 쓰던 말 중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 어디 있는가?’라는 말로 조금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서 멱(覓)이라는 글자는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내는 것으로 멱자(覓疵)는 ‘남의 결점을 찾으려고 애씀’(東亞韓中辭典 1986)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큰 그릇의 사람(大人)은 작은 사소한 일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오히려 혼란과 불신을 초래하는 짓은 하지 않고, 큰 줄기만을 바로잡아 나가야한다. 국가는 국민의 단결된 힘으로만이 더 크고 힘 있는 상대국과 대적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동양의 철인(哲人)맹자(孟子)도 전투를 비유하여“하늘이 주는 좋은 기회는 지형의 유리함만 못하고, 지형의 유리함은 사람(군사)들의 화합(단결)보다 못하다(天時不如地利地利不如人和)”고 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국민이 서로 믿고 한 덩어리로 뭉치면 아랍을 상대로 싸우는 이스라엘처럼 큰 상대국도 이겨낼 수 있고, 국민들이 서로 불신하고 단결하지 못하면 월남처럼 그 나라는 망하는 것이다. 곧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 친 뒤에 외적이 와서 친다’(國必自伐而後外寇伐之: 월사선생集)는 교훈을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지만 우리나라는 자원(資源)도 부족하고 기술도 선진국보다 떨어져 있으면서도 선진국과 경쟁하여 당당히 이길 수 있었던 동력은 새마을 운동처럼 국민의 총화(總和)된 단결력과 또한 ‘우리는 할 수 있다.’ 는 신념아래 서로를 격려하며 뜨거운 땀을 성공으로 승화시킨 빛나는 민족성 덕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동력이 각축(角逐)의 승부에서 멋진 승리를 한 것이다.

이제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충만한 나라가 되었다. 물론 사안의 시비(是非)는 분명하게 가려야 마땅하다. 그러나 국익을 해치고 국민의 단결을 와해시키는 취모멱자는 지양되어야 한다.

요즘 하늘은 우리민족끼리 와해되고 상호 불신되는 국론을 막기 위해 뜨거운 태양빛을 연일 내리 쏟아내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시대 우리나라가 더욱 잘 살 수 있는 길은 네 편 내 편 가르지 말고 우리 국민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 해 묶은 작은 잘못은 덮어 줄줄 아는 아량도 때로는 필요하다. 내, 남 할 것 없이 들추어내어 자신의 잣대로만 처리하면 인정과 관대함은 찾아 볼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똑 같은 행위로의 보복의 악순환만 계속되는 잘못된 관행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취모멱자’ 우리 정치와 사회생활에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면 지나친 말일까? 하늘이 폭염으로 엄중경고 할 때 멈추는 아량과 지혜도 하나의 좋은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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