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대통령과 평택·아산·예산·청양·부여 고속도로 건설 -
이진삼 전 육군참모총장(전 체육청소년부장관, 전 국회의원)

이진삼 전 육군참모총장 / ⓒ 뉴스티앤티
이진삼 전 육군참모총장 / ⓒ 뉴스티앤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지병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말 기저질환 치료를 위해 2개월간 서울대병원에 입원했고, 지난해 4월과 7월에도 지병 치료 및 백내장 수술 등을 받은 바 있다. 아무쪼록 무탈하게 쾌차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지난해 12월 3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통해 복권됐다. 여성의 몸으로 4년 9개월 간의 수형생활을 견뎌내고 자유의 몸이 된 박 전 대통령에 반해 이 전 대통령은 아직도 영어(囹圄)의 몸으로 남아 있다.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처럼 현 정부가 20대 대선을 앞두고 보수진영의 분열을 노려 이런 짓을 벌였다면, 이는 국민들에게 결코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이 전 대통령과 나는 오랜 기간의 인연을 맺고 있다. 이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개로 알게 되었고, 이 전 대통령은 간혹 1군사령부에 들러 차를 마시고 가곤 했다. 이 전 대통령이 나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선 이유는 아마도 자신의 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이 나의 육사 1년 선배로 평소 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였던 것 같다. 내가 참모총장과 체육청소년부장관을 끝으로 공직을 마친 이후 이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계속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07년 12월 이 전 대통령이 17대 대통령에 당선되고, 2008년 4월에 내가 부여·청양의 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자주 만나게 되었다.

나는 국회의원에 당선된 지 10개월 후인 2009년 2월 지역구인 부여·청양 지역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평택·아산·예산·청양·부여 고속도로(충청내륙 고속도로) 건설 사업(2011~2020)을 추진하기 위해 민자 사업으로 충청내륙 고속도로의 필요성을 주장하여 조기착공을 국토해양부에 요청하였다. 이 사업은 평택·아산·예산·청양·부여 간 충청내륙 고속도로 86.3km 건설 사업으로 총사업비 2조 2,457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었다. 나는 충청내륙 고속도로의 조기 건설을 위해 이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이 전 대통령은 나의 이야기를 듣고 국토해양부장관을 불러 “통행료가 싼 국책사업으로 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국토해양부장관이 며칠 후 나의 의원회관을 방문하여 결재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장관은 대통령을 만났을 때 “‘군에서 대단했던 사람이니 장관이 각별히 신경을 써서 빨리 처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국토해양부는 충청내륙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타당성 조사를 용역 의뢰하는 등 적극 검토하였고, 대통령의 지시대로 정부재정을 투입하는 국책사업으로 충청내륙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확정지었다.

당시 충청내륙 고속도로의 건설 안건 발의를 위해 자유선진당 동료 의원이자 대전고 후배인 이명수 충남 아산시 국회의원 등과 상의를 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면서도 충청내륙 고속도로와 관련하여 국토해양부 관계자들에게 대한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또한 이 전 대통령은 내가 의원시절에도 의원이라는 호칭보다는 장군이라는 호칭으로 불렀다. 이 전 대통령은 행사에서 나를 만나면 으레 “이 장군님, 나는 의원보다 이 장군이라 부르고 싶습니다.”며 살갑게 대하곤 했다. 특히, 2010년 9월 열린 ‘2010 대백제전’에서는 VIP석에 앉아 있던 이 전 대통령이 행사 참석을 위해 내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일어나서 뒤를 돌아보며 “여기 이진삼 장군이 오십니다. 저는 저 양반한테 이진삼 의원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습니다. 이진삼 장군입니다. 저 양반이 장군으로 계실 때 대단했던 분입니다.”라며 거창하게 소개를 했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은 2010년 2월 아프간 파병과 관련하여 여·야 간 극한 대립으로 갈등을 빚고 있을 때 주도적으로 이 장군이 앞장서 국회 국방위원회의 통과를 이끌어냈다는 소식을 듣고 당은 다르지만, 청와대 비서실에 특별히 지시하여 감사패를 만들어 보내는 정성도 보여주었다.

내가 이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이렇게 정확하게 소개하는 이유는 그가 고초를 겪고 있고, 최근 지병이 재발했다는 소식을 들어서 그의 인간적인 면과 충청도를 위한 그의 공을 널리 알리고 싶어서다. 특히, 정확히 54년 전 오늘 1968년 1월 21일은 나와는 뗄 수 없는 1·21사태가 일어난 날이다. 이 전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1968년 1월 21일은 대위 이진삼이 김신조를 설득하여 성공적인 작전에 기여했던 사실을 잊지 않고, 국군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1·21 사태가 일어난 1월 21일이면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가는 나를 치켜세우곤 했는데, 당시 나는 방첩부대 특공대장으로 1·21사태의 유일한 생존자인 김신조를 설득하여 사건을 조기에 종결할 수 있었다. 충청남도의 숙원사업인 충청내륙 고속도로가 2년 후인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데, ‘명예는 상관에게, 공은 부하에게, 책임은 나에게’라는 내 평소 지론처럼 이 전 대통령이 나의 부하는 아니지만, 충청내륙 고속도로 건설의 모든 공을 그에게 돌리며 지금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또한 나에게는 그 어떤 날보다 특별한 날인 오늘 이 전 대통령이 충청도에 기여한 공을 충청인들에게 널리 알려 고초를 겪고 있는 그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며, 나에게는 고마운 그가 오는 3.1절에 특별사면·복권되기를 간절히 고대하면서 졸고(拙稿)를 마친다.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