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무색해진 가족동반 특별강연에 참석

설민석은 6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진행된 특별강연 / 뉴스T&T DB

공직자 및 공직기관의 부정청탁 등 특혜 청산을 골자로한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되는 가운데, 최근 이춘희 세종시장 등 세종지역 고위직 기관장들이 특정인의 강연행사에 특혜성 티켓으로 참석했다는 시비에 휩싸였다.

이 강연에 기관장 자신을 물론 심지어 일부 기관장은 부인, 딸까지도 함께 특혜성 티켓으로 입장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세종시문화재단측은 지난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설민석 강사 초청으로 '세종은 살아있다'라는 주제로 세종여민락아카데미 개설 기념 특별 강연회를 열었다.

특별 강연회에는 이 시장을 비롯, 고준일 세종시의회의장, 최교진 교육감 등 세종시 기관장들이 참석했으며 이가운데 일부 기관장들은 부인과 딸들까지 참석했다.

그러나 이들 기관장들이 행사장에 입장할 티켓은 세종시문화재단에서 준비한 티켓으로 입장한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항의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는 것이다.

이 강연 행사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판매가 실시됐고, 강연이 인기를 얻으면서 판매가 시작된지 1분도 안되어 매진됐으며, 일부 시민들은 당일 현장 판매 티켓이라도 구하려고 새벽 6시부터 줄을 서기도 했다.

이 같은 세종지역 고위 기관장들과 가족들이 일반 시민들과 달리 특혜성 의혹인 티켓입장 논란을 빚자 세종 시민들의 개탄의 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세종시 공무원 A씨(48. 세종시 아름동)는 "세종시가 세계 최고의 첨단도시라면서, 이번 일부 고위 공직자들이 보인 행태는 세종시 공무원으로 부끄럽다"면서 "이번 티켓 판매 상황과 내역 등을 반드시 규명하여, 누구에게 어떤 특혜가 있었는지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민 B씨(55. 세종시 보람동)는 "이번 강연이 세종시 행사인 만큼 시 자치단체장들의 내빈석 배정은 이해가는 면도 없지 않으나, 부정정탁 금지와 공직사회의 청렴을 요구하는 김영란법이 적용되는 시점에 일부 기관장 부인과 딸의 동석은 명백한 특혜 아니냐"라며 비판했다.

백종락 시민모임 대표 역시 “부인 동행도 모자라 딸까지 입장시킨 이춘희 시장은 새벽부터 강의를 듣기 위해 줄을 선 시민에게 즉시 사과하고, 최교진 교육감과 고준일 의장도 각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의에서 강사 설민석씨는 "세종이 성군이 될 수 있었던 힘은 사랑과 실천의 힘"이라며, "모두 세종의 뜻과 정신을 이어받아 더 좋은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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