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SK증권 대전지점장 / 뉴스티앤티

주식시장 참가자는 개인투자자, 기관투자자, 외국인 투자자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이 세 부류 투자자 중 누가 가장 투자 승률이 좋을까? 

필자가 지난 20년 간 지켜본 바에 의하면 개인투자자의 승률이 가장 높다. 많은 사람들이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투자자가 개인투자자 보다 승률이 월등히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그렇다면 지난 20년동안 주식시장에서 돈은 누가 가장 많이 벌었을까? 

우리가 다 아는 바와 같이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자는 돈을 벌었고, 개인투자자(일명 개미)는 손실을 봤다. 보통 승률이 높으면 수익을 내고, 승률이 낮으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은 것인데 의외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그들의 매매 형태(투자 스타일)를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개인투자자의 투자 형태는 10만 원 하는 주식이 9만원으로 하락하면 사서, 10만원 또는 그 이상이 되면 판다. 그리고 그 주식이 다시 9만원으로 하락하면 다시 사서 한 번 더 10만 원에 판다. 

팔고나서 또 다시 그 주식이 9만원으로 하락하면 의심하거나 망설이지 않고 산다. 그리고 나서 이번에 산 주식이 오르지 않아도 과거 성공투자 경험을 굳건히 믿으며 '나는 주식투자를 아주 잘 하는 사람이야!' 라고 생각하며 기다리고 기다리다 결국에는 6만 원에 판다. 

이 때 개인의 승률은 3전 2승 1패다. 승률은 66.6%로 아주 우수하지만 문제는 수익률이다. 첫번째와 두번째 투자에서 각각 11% 수익을 냈지만, 세번째 투자에서 33%의 손실이 나 누적 수익률은 -11%로 손해를 본 것이다. 

반면에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의 매매 형태를 보면 10만 원에 주식을 산다. 그리고 9만 원으로 하락하면 손절매를 한다. 다시 그 주식이 10만원이 되면 사고, 그 주식이 9만 원으로 하락하면 또 다시 손절매를 한다. 그 주식이 다시 10만 원이 되면 다시 매수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15만 원에 판다. 

승률은 3전 1승 2패로 33% 밖에 되지 않는 반면 수익률은 -10%, -10% 그리고 세번 째 수익률은 50%로 누적 수익률은 30%가 된다.

개인은 승률은 좋은데 결국에는 손실을 보고, 외국인과 기관은 승률은 저조한데 결국에는 수익을 낸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까? 

개인은 수익을 낼 때는 조금 수익이 나면 얼른 파는 반면에 손실을 보면 원금을 손해 보지 않기 위해 오랫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다 결국에는 큰 손실을 본 후 판다. 

반면에 외국인과 기관은 주식을 매수하고 나서 손실이 나면 그 손실이 커지기 전에 일찍 손절매를 한다. 반대로 주식을 사고 나서 수익이 나면 쉽게 이익실현을 하지 않고, 충분히 보유하면서 이익을 키운 후 큰 수익을 내고 나서 매도한다. 

무패의 전설적인 복서가 있다. 승률이 80%가 넘는 위대한 선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의 세계에서는 승률보다 수익률이 더욱 중요하다.

이제 막 개막한 프로야구에서는 4할 타자를 보기 힘들다. 3할 타자면 최고의 타자다. 

우리도 이제 승률이 높으면서 실익 없는 투자가 아니라 승률은 낮아도 수익을 내는 투자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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