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원 박사 / 뉴스티앤티

돌이켜 보면, 충청 출신의 대선 유력 후보자가 많았다.

김종필, 이회창, 이인제, 반기문 그리고 이완구와 안희정 등을 꼽을 수 있다. 가장 최근의 일례를 살펴보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기세를 올리다가 정치권의 지원을 제대로 못 받고 물러났다. 정치인 출신으로서도 힘든 과정인데, 비정치인 출신인 반 전 총장으로선 견뎌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여기에 충청 출신 정치인들의 세 규합과 지원이 취약한 것도 한몫했다고 본다.

이완구 전 총리 역시 대선 유력주자로 회자에 오르다가, 성완종 리스트에 휘말려 2년 8개월 동안 맘과 몸 고생을 겪어야 했다. 언론이 만들어낸 허구, 온 국민에게 회자되었던 ‘비타500’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법정에선 ‘비타500’이 거짓이며 실체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특정 세력의 음모에 의한 ‘거짓과 허구의 상징이 되어버린 ‘비타500‘, 지금은 누구도 ’비타500‘의 진실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온 국민의 관심을 끌었던 허구의 ’비타500‘은 그렇게 허망하게 사라졌다.

야당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지대한 것이 지금의 정치권이다.

이런 처지에 우파 보수세력이 자중지란 속에서 연일 혼란스럽다. 이 전 총리는 자신의 명예회복도 중요하지만, 국정마저 엄청난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작금의 상황을 마냥 방기할 수 없는 절박한 현실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누가 봐도 참으로 억울하게 힘들고 고된 시간을 보낸 만큼 정치력과 혜안은 더 단련되었을 것이다. 그럴수록 더 큰 틀에서 나라에 대한 헌신과 열정을 가다듬어야 한다.

최근 들어 미투(Me Too)운동 여파에 허우적거리는 안희정 전 지사의 경우는 참 안타깝고 민망하다. 여타 유력주자들이 주저앉은 사례와 거리가 있는 기막힌 처지이기 때문이다. 사실 차기 대권 후보군으로서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해 기대감이 컸지만, 하루아침에 몰락한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다. 기대만큼 실망도 클 수밖에 없고, 지금도 사건이 진행 중이다. 안 전 지사의 정치적 생명이 끝났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방선거와 천안 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이 전 총리는 '충청대망론'은 꺾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무죄 판결 이후 칩거하다시피 지냈던 이 전 총리가 고향을 방문하면서 표명한 언급이다. 그 깊은 속을 알 수 없으나, '충청대망론'의 당위성과 가능성을 피력한 것으로 판단된다. '충청대망론'은 아직도 불씨가 남아있다고 자인한다.

거물 정치인을 키워내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오랜 시간과 지역민의 관심과 열정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따지고 보면, 우파 보수의 시각에선 충청지역에서 이완구와 이인제 등 이외에도 정우택과 정진석 등 그만한 인물이 없다. 충청의 정치적 자산이자 나라를 위한 동량으로 받쳐줘야 한다. 지금처럼 우파 보수가 지리멸렬한 모습으로 야당 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 시점인지라 더욱 그렇다. 이인제 전 의원이 충남도지사 후보로 낙점된 것 같다. 본인도 엄청 고심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충청 특히 당과 나라가 혼란스러울 때인지라 살신성인의 각오와 헌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 전 총리는 아직 행보를 정하지 않은 것 같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천안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 입성이라고 본다. 정치권과 정당의 속 좁은 인물들이야 이 전 총리의 등장을 반가워하지 않을 수 있다. 연일 시끄러운 자유한국당 속사정의 면면을 보면, 큰 인물 특히 충청 출신 인물에 대한 견제를 늦추지 않고 있는 작금의 행태를 보면 더욱 한심하다. 안 전 지사 몰락 이후 술렁거리는 충청민심을 누가 휘어잡을 것인가.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풀어야 할 난제다.

탄핵 이후 패배의식에 빠진 탓인지 자유한국당 머릿속엔 충청은 없는 것 같다. 지방선거 시작 전부터 단체장 당선 가능성 여부에 관심조차 주지 않는 것 같다. 이전처럼 오로지 경상도 쪽으로만 집중하고 있다. 부디 충청민심부터 제대로 살펴주길 당부한다. 민심을 잘 알아야 승리전략이 나올 수 있고, 야당이 굳건해야 국정이 튼튼해진다.

지방선거는 지역을 위해 일하는 일꾼을 뽑는 축제다. 지역을 위한다는 것 역시 나라를 위해 일하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어떤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느냐에 따라서, 충청 출신 대통령이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본다. 대선 후보자는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굳건한 지지층이 형성되어있어야 한다. 그래야 중앙 정치권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반 총장의 경우, 정치 경험도 일천하지만, 지역에 기반을 둔 힘의 규합과 지지세력이 취약한 탓에 중도 포기한 것이다.

충청은 그간에 대권 도전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우리 정치사와 시대의 흐름을 고려하면, 이젠 우리 지역에서도 대통령이 나올 때가 되었다고 본다. 이번 지방선거가 '충청대망론'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는 시금석 역할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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