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100일 앞둔 5일 충청권 광역자치단체장은 ‘富益富 貧益貧’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진보진영은 넘치는 후보군이 보수진영은 후보의 윤곽조차 잡히지 못하는 지역도 있다.

지난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대전·세종·충남·충북 4개 지역의 광역단체장을 싹쓸이한 진보진영은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2회 연속 싹쓸이 신화를 재현하려는 움직임이다.

반면 보수진영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 이후 최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엎친데 덮친격'의 상황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보수진영은 북한의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선전부장의 방남을 계기로 전통적으로 강했던 보수 색채를 다시 한 번 결집시키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대전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권선택 전 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낙마한 이후 물밑에서 계속되던 움직임이 지난 달 13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상태다.

대전광역시청 / 뉴스티앤티 DB

◇ 대전시장

더불어민주당은 재선 유성구청장 출신인 허태정 예비후보가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표현했다. 허 청장은 지난 1월 29일 대전시청에서 '함께하는 시민, 스마트한 대전'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출마선언을 한 후 지난 2월 12일 퇴임식을 갖고, 2월 13일 예비후보 등록을 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허 전 청장에게는 지난 달 말 출마를 위해 청와대에 사직서를 제출한 박영순 전 선임행정관의 출마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충남대 총학생회장을 역임한 박영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도 대전시장 출마를 위해 2월말 사직서를 제출하고 시장 출마를 위한 잰걸음에 나섰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전대협 의장 시절 부의장을 역임한 박 전 행정관은 정통민주세력의 적자를 자임하며, 민주당 경선에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박 전 행정관과 허 전 유성구청장의 대결은 친문 對 친안의 대결이라는 점도 흥미롭지만, 박 전 행정관이 충남대 총학생회장 시절 허 전 청장은 총무부장으로 개인적으로 둘 사이는 막역한 관계라는 것 역시 흥미롭다. 유성에서 내리 4선을 차지한 이상민 의원도 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갖고 충남고 동문들을 중심으로 지지세를 확장하는 모양새다. 이 의원의 충남고와 충남대 후배인 모 인사는 최근 충남고 후배들에게 연락을 취하며 이 의원을 도와달라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홍철 전 대전시장도 최근 여론조사에 이름을 올리며 출마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으나, 민주당에서의 공천은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자유한국당은 6일 출마선언을 예정한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대전시장과 집권여당 최고위원 및 국회의원을 역임한 박 전 시장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바닥을 치고 있는 당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개인기를 앞세워 집권여당 후보들과 접전을 보이며 보수층의 집결을 통해 '어게인 2006'을 기대하고 있다. 박태우 한국외대 초빙교수도 지난 해 11월 30일 여야 후보들 중 최초로 출마선언을 하고, 현재까지 열한 번째 정책제안을 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13일 예비후보 등록을 끝낸 박 교수는 한국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참신한 후보로의 전략공천을 주장하고 있다. 육동일 충남대 교수도 지난 2월 7일 출마선언을 통해 '위기의 대전을 심쿵한 대전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히며, 출마 대열에 가세했다.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육 교수는 중앙당의 공천 방침이 정해진 이후 본격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3월 중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알렸던 정용기(재선, 대덕) 의원은 지난 1일 계족산에서 열린 대덕구 당원 결의대회에서 "보수 우파의 분열을 막고, 대덕구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전시장에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에서는 남충희 시당위원장이 적극적인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6일 "대전의 희망과 꿈, 일자리와 경제를 책임지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출마선언을 한 남 위원장은 지난 2월 13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통합 전 국민의당 지지자들까지 끌어안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남 위원장은 5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 무상교육 전면 시행'에 대한 공약을 발표하며 시민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김세환 중앙당 부대변인의 출마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으나, 지역 정가에서는 경선이든 전략공천이든 남충희 예비후보에게 힘을 싣는 모양새다.

정의당에서는 김윤기 시당위원장이 출마 의지를 갖고 있으나,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다. 예비후보 등록도 하지 않은 김 위원장은 서민층을 중심으로 지지세 확장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특별자치시청 / 세종특별자치시청

◇ 세종시장

세종시장은 이춘희 시장이 독주 체제를 형성한지 오래다. 이 시장의 아성을 허물기 위해 이충재 전 행복청장이 출마를 준비했으나, 지난 1월 30일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야권에서는 후보조차도 배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춘희 시장에게 고준일 세종시의회 의장이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경선이든 전략공천이든 이 시장을 누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 조관식 국회 입법정책연구회 부회장, 최민호 전 행복청장 등의 하마평만 무성할 뿐 실제 움직임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 자유한국당에서 지난 2월 13일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이후 유일하게 예비후보를 등록한 인사는 세종시민포럼 도시발전연구소장이다.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과 규제조정실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이 소장은 너무 낮은 인지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충청남도청 / 충청남도청

◇ 충남지사

충남지사는 3선을 포기한 안희정 지사의 후계자를 정하는 싸움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높은 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유력 후보 3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후보의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전 의원이 文心과 安心을 바탕으로 지지세를 확장하는 형국이다. 지난 2월 5일 출마선언을 통해 경쟁자인 복기왕 전 아산시장과 양승조 의원보다 한발 늦은 출발을 한 박 전 의원은 충남 전역을 돌며 민심 탐방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월 13일 대리인을 통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박 전 의원은 지난 3일 단국대 천안캠퍼스에서 저서 '박수현의 따뜻한 동행'의 북 콘서트를 통해 세 과시를 꾀했다. 박 전 의원은 자신의 과거 행적을 거론하는 他 후보들의 공세를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이다. 복기왕 전 아산시장도 지난 1월 16일 출마선언을 통해 충남지사에 공식 도전을 밝히고, 市政을 마무리한 2월 7일 이후 충남 전역의 민심 탐방을 통해 지역민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월 13일 직접 충남선관위를 방문하여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복 전 시장은 박수현 전 의원의 출마선언 직후 논평을 통해 박 전 의원의 과거 행적을 거론하며 공세를 가하는 등 정통민주세력의 적자임을 자임하며 지지층을 끌어모으고 있다. 양승조(4선, 천안병) 의원은 민주당 내 후보군 중 가장 빠른 지난 1월 4일 출마선언 이후 충남 전역을 돌며 민심 탐방을 마쳤다. 현역 의원 신분이어서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양 의원은 50만이 넘는 충남의 수부도시 천안에서 내리 4선을 한 경쟁력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등을 역임한 경력을 내세우고 있으나, 당내의 현역 의원 차출 불가 입장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이명수(3선, 아산갑), 정진석(4선, 공주·부여·청양), 홍문표(3선, 홍성·청양)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성일종(초선, 서산·태안) 의원이 이인제 전 의원 띄우기에 나섰으나, 궁여지책으로 올드보이를 내세운다는 비판적 여론과 다른 지역에까지 역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실제 후보로 내세울지는 미지수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김용필(재선, 예산1) 도의원이 후보들 중 최초로 지난 해 12월 11일 출마선언을 마치고 유일 야권 후보로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13일 본인이 직접 충남선관위를 방문하여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김 의원은 지난 3일 나사렛대 경건관 대강당에서 저서 '도전, 300만 충남시대'의 출판기념회를 열고 세 과시에 나섰으나, 같은 날 열린 민주당 박수현 전 의원의 북 콘서트에 모인 인원보다는 적은 인원이 모여 아쉬움을 남겼다.

충청북도청 / 충청북도청

◇ 충북지사

충북지사는 선거의 달인 이시종 지사의 아성을 누가 깨트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초대 민선 충주시장 선거 이후 일곱 차례의 선거에서 무패의 기록을 달리고 있는 이 지사는 높은 인지도와 안정적인 道政 관리를 통해 '출마=당선'이라는 시각이 우세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오제세(4선, 청주서원) 의원이 "민선 이후 청주 출신의 도지사가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을 내세우며 이 지사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경선이 이루어져도 이 지사를 누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1차관이 출사표를 던졌다. 1947년생인 이시종 지사보다 11년이나 젊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박 전 차관은 정통행정관료 선배인 이 지사와 행정부지사로 호흡을 마친 사이다. 박 전 차관은 이번 선거에서 이 지사에게 설혹 패하더라도 3선을 마치는 이 지사의 후임으로 충북 도정을 이끌기에 손색없다는 평가도 많아 차기를 위해서라도 멋진 승부를 연출해야 될 입장이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최근 한국당을 탈당한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의 출마가 점쳐진다. 자유한국당에서의 공천 경쟁에서 박경국 전 차관에게 밀려 말을 갈아탄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하나, 젊은층의 표심을 파고 들며 지지세를 확장하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바른미래당 내 기존 구성원들이 친박 인사로 알려진 신 전 위원장의 입당에 반발하면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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