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헌 - 可人의 아침산책] Still life - 그 해 여름
2020-09-28 뉴스티앤티
운동장에
타원형 트랙이
1,2,3,4..... 번호를 달고 누워있다
서로 앙숙이던 두 축구 골대
사각의 뜨거운 우레탄 인조잔디
양 끝에서 하품하고 있다
3대의 see-saw
죄와 벌의 천칭이 끝나고
각각각 한 편의 팔을 들어주고 있다
굳은 스텐리스빛 우정을 과시하던 철봉들
스크럼을 짠 채
계속 얼음 땡이다
그네는 그네끼리 앉아
들려오는 소문을 수소문하며
가닥 잃은 풍문에
고개를 갸웃갸웃하고 있다
방학 아닌 방학
코로나 멍에 쓴 아이들
닫힌 교문을 모두 빠져나가고 난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