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계족산의 운해
2018-10-18 박기봉 기자
가쁜 숨소리가 어둠을 뚫고 온 산에 퍼진다.
서늘한 공기가 뱃속 깊숙이 자극한다.
어두울수록 밝게 느껴지는 랜턴 불이 고맙다.
정상에 가까울수록 거친 숨소리가 나의 모든 상념을 잊게 한다.
환상의 세계로 가는 길...
그 환상의 세계는 힘들게 올라온 자에게만 보여준다.
눈앞에 나타난 거대한 하얀 솜털!
융단을 깔아놓은 듯 새하얀 물결이 출렁인다.
섬처럼 보이는 저편 넘어 산이 정겹게 다가온다.
저 산에 가려면 어떤 배로 가야 할까...
동쪽 끝 붉은 태양이 솟아오르기 시작하면 환상의 세계는 또 다른 붉은 기운으로 출렁인다.
나는 넋을 잃고 자연의 경이로움에 빠져든다.
계족산 / 2018-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