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제공
송세헌 제공

어제는 새벽에 풀벌레 소리를 잠재우는 장마비가 왔다.
그러나 천둥과 번개는 낮게 웅얼거렸다.
다행히 오후에 날이 맑아져 점심 먹으러
유성에 나간 김에 갑사를 찾았다.
한가한 오후,
햇볕이 나고 구름이 제 그림자를
계룡산 자락에 비추며 한가로이 끌고 가고 있었다.
계곡물 따라 흘러가는 쓰르라미 울음을 거슬러
갑사로 오르는 길에 솔잎차를 마시고,
칡꽃을 발견하고는 마스크를 벗는 호사도 누렸다.

갑사에 이르는 숲의 터널엔
장마 뒤에 빛나는 햇빛을 받아
고목들이 빛나는 금빛 초록 갑옷을 입고 뽐내고 서 있었다.
그 촉촉한 나뭇잎의 교집합과 부분집합의 초록 그라데이션!
말채나무, 갈참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고로쇠나무, 때죽나무 등등이
서로 손을 뻗어 어깨동무하며 마지막 여름의 빛을 만끽하고 있었다.
상사화 한 포기가 모딜리아니의 여인처럼
고개를 갸웃하고 서 있었다.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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