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농지법 위반 의혹 관련 전격 의원직 사퇴 및 20대 대선 경선 포기 선언
"대선이라는 큰 싸움의 축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과 관련하여 의원직 사퇴와 20대 대선 경선 포기를 선언하고 있다. / 동여상 캡처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과 관련하여 의원직 사퇴와 20대 대선 경선 포기를 선언하고 있다. / 동여상 캡처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 5분 연설로 유명세를 탄 국민의힘 윤희숙(초선, 서울 서초갑) 의원의 전격적인 의원직 사퇴 선언이 여의도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정권교체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의원은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과 관련하여 의원직 사퇴와 20대 대선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지난 24일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로부터 부동산 투기가 의심되는 의원으로 지목됐으나, 충분한 소명이 인정되어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책임을 묻지 않은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어서 윤 의원의 이날 전격적인 의원직 사퇴는 부동산 투기 관련 출당 권유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며 당 지도부의 방침에 불응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나 경기지사를 유지한 채 20대 대선 경선에 나선 이재명 경기지사와 비교되면서 앞으로 더욱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버님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되어 송구하다”면서 “저희 아버님은 농사를 지으며 남은 생을 보내겠다는 소망으로 2016년 농지를 취득했으나, 어머님 건강이 갑자기 악화되는 바람에 한국 농어촌 공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하셨다고 한다”며 “저는 26년 전 결혼할 때 호적을 분리한 이후 아버님의 경제활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공무원 장남을 항상 걱정하시고 조심해온 아버님의 평소 삶을 볼 때 위법한 일을 하지 않으셨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어 “당에서도 이런 사실 관계와 소명을 받아들여 본인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혐의를 벗겨주었다”면서 “그러나 권익위 조사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강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독립 가계로 살아온 지 30년이 되가는 친정아버님을 엮는 무리수가 야당의원 평판을 흠집 내려는 의도가 아니면 무엇이겠냐?”고 반문했다.

또한 윤 의원은 “이번 권익위의 끼워 맞추기 조사는 우리나라가 정상화되기 위한 유일한 길이 정권교체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준다”고 운을 뗀 후 “그런 의미에서 저는 대선승리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위해 제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면서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 행태라”며 “그 최전선에서 싸워 온 제가 우스꽝스러운 조사 때문이긴 하지만,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빌미를 제공해 대선 전투의 중요한 축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윤 의원은 “대선이라는 큰 싸움의 축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서 “비록 제 자신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그동안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대선주자들과 치열하게 싸워 온 제가 국민 앞에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과 저를 성원해주신 당원들에 보답하는 길이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끝으로 “지금 이 시간부로 대통령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을 멈추고, 국회의원직도 다시 서초구 지역주민들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언급한 후 “그것이 염치와 상식의 정치를 주장해온 제가 신의를 지키고 자식된 도리를 다하는 길이라 생각한다”면서 “지난 1년 정말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다”며 “이제 일반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우리 국민의힘이 강건하고 단단하게 정권교체의 길로 나아가길 응원하겠다”고 피력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윤 의원의 기자회견장을 찾아 의원직 사퇴를 만류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1970년 서울 출생인 윤 의원은 서울영동여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마친 후 미국 콜롬비아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서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을 역임한 윤 의원은 지난해 20대 총선 당시 서울 서초갑에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하여 62.60%의 득표율로 더불어민주당 이정근 후보를 25.30%p 차이로 대파하고 여의도에 입성했다. 지난해 7월 30일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단 한 차례의 연설로 화제의 주인공이 된 바 있는 윤 의원은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인 주택임대차보호법 입법의 문제점에 대해 5분 내내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단숨에 스타 정치인으로 급부상했으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시리즈’에 대한 저격수로 나서는 등 탄탄한 정책 능력과 대안을 제시하는 정치활동으로 보수진영에서는 팬덤을 형성할 정도로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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