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6.1 지방선거-인물 탐구 12 – 대전 중구청장

 

2022년 6.1 지방선거를 정확히 288일 앞두고 대전 중구청장 후보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8명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2018년 6.13 지방선거까지 내리 3선에 성공한 박용갑 청장이 확실한 牙城(아성)을 구축한 대전 중구는 3선 연임 제한에 걸린 박 청장이 출마하지 못하면서 無主空山(무주공산)이 됨에 따라 벌써부터 후보군들의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지역이다.

강창희 전 국회의장의 참모로 젊은 시절 한솥밥을 먹던 이은권 전 국회의원과 박 청장이 당을 달리하면서 지난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까지 세 차례 중구청장 자리를 놓고 맞붙은 바 있는 대전 중구는 내년 6.1 지방선거에서도 이 전 의원과 박 청장의 정치적 영향력이 상당 부분 미칠 전망이며,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경우는 박 청장은 물론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운하(초선) 의원과 중구에서 재선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대전시장을 지낸 권선택 전 시장 그리고 관선 시장을 포함하여 3선 대전시장을 역임한 염홍철 전 시장의 정치적 영향력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017년 5.9 대선 이후 연전연승을 거듭하던 더불어민주당은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후 20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반전을 모색하고 했으나, 코로나19 확진자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여론이 악화되고 있어 이반된 민심이 쉽게 돌아올 것 같지는 않다. 특히,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대법원 확정 판결 직후 이낙연 전 대표와의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이재명 지사 측이 반발하고 있으며, 지난달 23일에는 이 지사의 ‘백제’ 발언으로 이 전 대표 측이 강하게 반발하는 한편 최근에는 이 지사의 경기지사 사퇴 공방 등이 전개되면서 지지율 1~2위를 달리는 이 지사 vs 이 대표의 사생결단식 공방에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자제를 요청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캠프에서 연일 수십 개의 보도자료를 쏟아내면서 상대방을 자극하고 있는 가운데, 비문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 지사 vs 친문진영에서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이 전 대표 중 경선 승자가 상대 진영을 확실하게 껴안아 줄 수 있느냐가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 국민의힘은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압승의 여세를 몰아 지난 6.11 전당대회에서 만 36세의 이준석 신임 대표를 비롯하여 여성 후보 3명이 최고위원에 선출되는 등 당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면서 내년 20대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을 탈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보수진영의 블루칩’으로 평가받고 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달 15일 입당하고, 범 보수진영 압도적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30일 전격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범 보수진영 단일대오 형성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어서고 있어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상승을 보이는 등 최 전 원장과 윤 전 총장 입당 컨벤션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범 보수진영 압도적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의 입당 후에도 이 대표와의 미묘한 갈등이 지속적으로 불거져 나오면서 냉탕과 온탕이 수시로 바뀌는 형국이다. 특히, 최근 윤 전 총장 ‘국민캠프’의 신지호 상황실 총괄부실장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기한 ‘탄핵’ 발언을 놓고, 이 대표가 극렬하게 반발한 가운데, 윤 전 총장이 이 대표에게 사과 전화를 하면서 갈등이 봉합되는 것으로 보였으나, 윤 전 총장과의 통화 내용이 유출되면서 이 대표에게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극심한 비판이 가해지고 있으며, 이 대표는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상황이 일단락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한 야권통합의 한 축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16일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을 선언하면서 국민의힘은 20대 대선 후보 선출 이후에도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나서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내년 6.1 지방선거의 경우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선과 연동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선거는 흐름 경기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대통령 취임식 이후 불과 20여일 만에 치러지게 되는 허니문 기간을 감안하면, 20대 대선에서 승리한 정당의 승리 확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대선에서 패배한 진영의 후보들은 상당수가 출마를 접을 확률이 높다.

내년 6.1 대전 중구청장 선거의 주요 변수를 살펴보면, 범 보수진영의 압도적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필두로 한 ‘충청대망론’이 실현될지와 중구에서 확실한 牙城(아성)을 구축한 박용갑 청장이 자신의 후계자로 누구를 낙점할지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운하 의원과 박용갑 청장이 지원하는 후보가 일치할지 등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권오철 중부대 겸임교수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도 출사표를 던졌으나, 컷오프를 당한 바 있는 권 교수는 후보군 중 가장 젊은 피로 쇄락해가는 원도심 중구를 역동적이고 활기찬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조직국장과 문재인 대통령후보 선대위 조직특보 그리고 중부대 총학생회장을 역임한 권 교수는 오래 전부터 당내 경선을 대비해 상당한 권리당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지난해 21대 총선 출마로 인지도가 상승한 만큼 본인이 결단만 한다면, 세대교체 바람을 타고 내년 6.1 지방선거에서도 공천 경쟁에서도 승산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권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21대 총선에 출마했기 때문에 주변의 기대가 있다“면서 “주변 이야기를 경청하고, 상황을 지켜본 후 신중히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중순 대전시의회 의장도 출마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선 8대 대전시의회 후반기 의장을 맡고 있는 권 의장은 지난해 7월 원 구성 과정에서 단독 후보로 출마하고도 세 차례에 걸친 부결 끝에 네 차례 도전에서야 가까스로 의장에 선출됨으로써 조직 장악력이 우려됐으나, 의장 취임 후 무난한 의정을 이끌면서 시민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역위원장인 황운하 의원의 산성초등학교 1년 선배로 알려진 권 의장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경선에 나선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하며, 대전지역 선거인단 모집에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등 황 의원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가운데, 이 지사가 경선에서 승리하고, 20대 대선에서 청와대에 입성할 경우 중구청장 도전에서도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권 의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은 의장 역할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적절한 때가 오면 정치를 계속할지 새로운 도전을 할지 결정하겠다“고 피력했다.

김경훈 전 대전시의회 의장도 거론되고 있다. 재선 대전시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사회경제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부위원장과 대한체육회 문화환경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전 의장은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는 불출마를 결정했으며,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출마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출마를 접은 바 있다. 지난 7대 후반기 대전시의회 원 구성과 관련해 당으로부터 제명을 당한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김 전 의장은 당 관계자들과 서먹했던 관계를 어느 정도 해소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3년 가까이 정치 일선에서는 물러나 있었으나, 꾸준히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설이나 추석 명절에 중구 주요 거리에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구청장이나 국회의원 등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행보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염홍철 전 대전시장의 腹心(복심)으로 통하는 송덕헌 전 대전시 정무특보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충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대우증권 부장을 거쳐 故 구논회 전 국회의원 보좌관·민선 5기 염홍철 대전시장 비서실장·박병석 국회의원 보좌관 등을 역임한 송 특보는 박병석 국회의장 보좌관을 지내다 허태정 대전시장 취임 후 정무특보으로 합류했다. 대전시 정무특보 임용 1년만인 지난 2019년 10월 박용갑 청장의 21대 총선 출마에 대비하여 전격 사퇴하고 중구청장 보궐선거 준비에 나선 바 있는 송 특보는 박 청장이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내년 6.1 지방선거를 기약하게 됐다. 송 특보는 보궐선거가 무산된 후에도 지역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정책 개발에 나서는 한편 꾸준히 지역민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염 전 시장 조직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송 특보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출마 계획이 있다“면서 “준비 중이라“며 출마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육상래 중구의회 부의장도 거명되고 있다. 육 부의장은 지난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국민중심당·자유선진당·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등을 거치며 한 차례의 낙선과 3차례 당선되는 등 박용갑 청장과 똑같이 當落(당락)을 함께하며 호흡한 인물로 통한다. 보운초 운영위원장과 국민생활체육 중구 등산연합회장 그리고 중구의회 운영위원장을 역임한 육 부의장은 현재는 문창초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박 청장과 오랜기간 호흡한 점을 발판으로 탄탄한 지역 기반을 통해 지지세를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육 부의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준비는 하고 있으나, 여론과 주변 의견을 듣고, 결정하려고 한다“며 출마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다.

전병용 전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도 적극적인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다. 권선택 전 시장의 측근으로 통하는 전 자문위원은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2천여표 차이로 시소게임을 벌인 황운하 의원의 당선에도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에도 출사표를 던졌으나, 박 청장이 단수공천 되면서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는 전 자문위원은 국회의원 사무국장을 거쳐 대전시 체육진흥협의회 부위원장과 대전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4050특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중구의 터줏대감 권선택 전 시장을 10년 넘게 묵묵히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것으로 알려진 전 자문위원은 권 전 시장의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황운하 의원의 측면 지원도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 자문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영환 전 정치평론가도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국무총리비서실 비서관과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그리고 제일기획 차장 등을 역임한 강 평론가는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출사표를 던졌으나, 당내 경선에서 지역 기반이 탄탄한 이은권 의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도 출마가 거론됐으나, 출마를 접고 대선주자로 떠오르며 세종을에 둥지를 튼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도왔으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지역 언론에 꾸준히 칼럼 등을 기고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는 강 평론가는 당내에서 염홍철 전 시장과 가깝다는 비판적인 여론이 흘러나오고 있어 이를 극복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강 전 비서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제 나름대로의 역할을 다하고, 그 이후 대전과 중구의 문제를 고민하면서 진로를 결정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연수 중구의회 의장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재선의 김 의장은 민선 8대 중구의회 전반기 부의장을 거쳐 후반기 의장을 거머쥐며 정치적 능력을 발휘한 바 있으며, 특히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는 단독 출마를 통해 출석의원 11명 중 찬성 11표를 받는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로부터도 찬성을 받아내는 저력을 보였다. 전반기 부의장 시절에는 야구장 유치 촉구 삭발식을 비롯하여 재정안정화기금 사용과 관련해서는 박용갑 청장을 맹공한 김 의장은 후반기 의장에 당선된 이후에도 중소벤처기업부 세종시 이전 즉각 철회 운동 전개와 구 충남도청사의 향나무 무단 벌목 등 불법공사를 벌인 대전시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대전시를 향해 침묵하는 대전시의회를 ‘어용의회’라고 질타하는 한편 박용갑 청장의 공약사업인 독립운동가 홍보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중구청의 위법한 토지 매입과 관련한 문제점을 밝혀내 사업 취소를 통한 예산 낭비를 막아내는 등 등 구민의 편에서 활발한 의정활동을 선보이며, 구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김 의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장의 임기가 많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중구청장 출마 입장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구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은권 의원님과의 논의를 통해 추후에 결정하겠다”며 “현재로서는 의장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밖에 다른 생각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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