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복현 대전충남숲해설가협회 숲해설가 수목치료기술자 / 조경기능사 / 전 대전시교육청 행정국장
「배롱나무」 꽃은 부귀(富貴)를 상징, 정원수로 각광
초본식물 '백일홍'과는 구별해야!
'서원(書院)에 많이 식재 = 선비정신의 상징

배롱나무 / 안복현 숲해설가 제공
배롱나무 / 안복현 숲해설가 제공

「배롱나무」는 ‘쌍떡잎식물 부처꽃과의 낙엽 소교목’으로, 여름인 7월부터 늦가을에 걸쳐 피고 ‘나무백일홍’이라고도 부릅니다. 사람들은 ‘배롱나무’를 흔히 ‘백일홍’이라고 부르고 있으나, 원래의 명칭은 ‘배롱나무’가 정식 명칭이다.

꽃이 오랫동안 피어 있어서 ‘백일홍나무’라고도 하며, 나무껍질을 손으로 긁으면 잎이 움직인다고 하여 ‘간지럼나무’라고도 한다. 나무의 높이는 약 5m로 나무껍질은 연한 붉은 갈색이며, 얇은 조각으로 떨어지면서 흰 무늬가 생긴다. 당 년에 새로 나온 가지에서 꽃이 피는데, 네모지고 털이 없다. 새 가지는 4개의 능선이 있고 잎이 마주난다. 잎은 타원형이거나,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이며 길이 2.5∼7cm·나비 2∼3cm이다. 겉면에 윤이 나고 뒷면에는 잎맥에 털이 나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꽃은 양성화로써 7∼9월에 붉은색으로 피고 가지 끝에 ‘원추꽃차례’로 달린다. 꽃차례는 길이 10∼20cm·지름 3∼4cm이다. 꽃잎은 꽃받침과 더불어 6개로 갈라지고 주름이 많다. 수술은 30∼40개로서 가장자리의 6개가 길고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삭과(蒴果:열매속이 여러 칸으로 나뉘고 칸 속에 종자가 있는 구조, 양귀비 등)로서 타원형이며 10월에 익는다. 보통 6실이지만 7∼8실인 것도 있다.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배롱나무’라고 하는데, 중국이 원산이며 관상용으로 재배한다.

꽃은 지혈·소종(※산후출혈과 장염)의 효능이 있어 한방에서 월경과다·장염·설사 등에 약으로 쓰인다고 알려져 있는데, 약재로는 꽃이 완전히 피었을 때 채취하여 햇볕에 말리고, 말린꽃을 물에 달여서 복용한다고 한다.

배롱나무의 종류 / 안복현 숲해설가 제공
배롱나무의 종류 / 안복현 숲해설가 제공

※ 비설(飛雪) : 흰꽃이 떨어지는 장면이 눈꽃이 휘날리는 듯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낙엽성교목으로 줄기가 굳고 가지 끝이 부챗살처럼 퍼지면서 가을에 낙엽이 졌다가 새봄에 잎이 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멕시코 원산의 초본성 백일홍과는 전혀 다른 식물입니다. 배롱나무는 부처꽃과이고, 백일홍은 국화과이며 목본과 초본이 완전히 다릅니다.

배롱나무와 백일홍의 비교 / 안복현 숲해설가 제공
배롱나무와 백일홍의 비교 / 안복현 숲해설가 제공

백일홍이라고 부르는 것은 백일동안 꽃이 핀다고 하여 그렇게 부르는데 초본성 백일홍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꽃이 100일 동안 피는 것이 아니고 원추상의 꽃차례가 계속해서 피는데 이것을 보고 꽃이 지지 않고 계속 피어 있는 것으로 보고 그렇게 부릅니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쌀나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가을걷이 할 때 까지 피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주도에서는 “저금타는 낭”이라고도 하는데 모두 간지럼을 타는 나무라는 말입니다. 미끈한 가지에 흰 얼룩이 있는데 이곳을 살살 건드리면 가지가 움직이게 되고 이것이 마치 나무가 간지럼을 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는 집안에다 이 나무를 심지 않는다고 합니다. 붉은색의 꽃이 피를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본래 고향은 중국이고 당나라 때부터 관청의 뜰에 심어두고 보기를 좋아했으며 배롱나무를 ‘자미’라고도 부르는데 자주색 꽃이 피는 나무라는 뜻입니다. 일본에서는 사루스베리(사루 + 베리), 즉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뜻으로 수피가 하도 미끄러워 나무를 잘 타는 원숭이도 떨어진다는 말이 있다.

▷ 번식과 생육환경

배롱나무는 추위에 약한 편이어서 습한 토양이나 추운지방에서는 생육이 어렵지만, 맹아력이 아주 강한 나무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삽목(꺾꽃이)으로 번식하는데, 삽목이나 접목은 어미나무와 똑 같은 유전자형의 같은 개체를 만들고자 할 때 사용하는 방법으로, 과일나무 등 특별히 필요한 경우 이용한다. 예를 들어 이미 있는 개체보다 꽃이 훨씬 크거나 아름답고, 추위에 강하거나, 과일이 유독 크다든지 등 능력이 우수했을 때 이것을 증식하려면 삽목이나 접목을 이용한다.

안복현 숲해설가 제공
안복현 숲해설가 제공

‘부귀(富貴)를 상징하는 배롱나무는 고궁이나 사찰·유적지·유명 관광지 등의 양지바른 곳에 많이 심어져 있는데, 부유하고 귀해지라는 뜻에서 꽃말을 부귀라고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선비들이 공부했던 서원이나 스님들이 거처하는 사찰 등에 배롱나무를 조경수로 많이 식재하였다고 본다.

사람들이 고귀하고 아름다우려면, 미모만 가지고 고귀하다 할 수 있을까요? 심성이 아름답고, 행동거지(行動擧止)가 올바르며 정의로워야 진정 고귀한 사람(선비)이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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