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출신 여권 인사들이 최근 청와대를 향한 낯 뜨거운 충성 경쟁을 펼치고 있어 여론의 빈축을 사고 있다.

먼저 대전 유성갑을 지역구로 둔 재선의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지난 19일 한 종편 채널에 출연하여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1300명의 해외파병 부대원들 중에서 청해부대원들만 접종을 하지 못했던 상황에 대해선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 그 현지에서 접종을 하거나 하는 노력들을 진행을 했어야 되는데, 다른 부대원들은 현지에서 접종을 했던 계획들을 세웠던 것이거든요”라는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논란이 일자 조 의원은 다음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발표한 입장문에서 “현지공관, 국제기구와 협의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을 했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으나, “현지에서 접종을 하거나 하는 노력들을 진행을 했어야 됐다“는 부분에 방점이 찍히면서 논란은 쉽게 잦아들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또한 충남 공주 출신의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21일 한 라디오에 출연하여 문재인 대통령의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한 언급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보고를 받으시자마자 참모 회의에서 바로 정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공중 급유 수송기를 급파하라고 지시했다. 전원이 안전하게 후송을 시킬 수 있는 대책을 빨리 시행하라고 직접 지시하신 것도 문 대통령이라”며 문 대통령을 향한 용비어천가를 쏟아냈다. 특히, 박 수석은 공중 급유 수송기 급파와 관련하여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문 대통령이 생각해냈다”고 발언하며 문 대통령을 극찬했으나, 지난 21일 합동참모본부가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에게 보고한 ‘코로나 관련 대비지침 및 우발 계획’에 따르면, ‘공중 급유 수송기’ 복귀 방안이 지난해 6월 작성한 우발 계획에 이미 명시돼 있어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문 대통령이 생각해냈다”는 박 수석의 발언은 거짓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조 의원이나 박 수석이나 청와대와 대통령을 향한 맹목적인 충성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공교롭게도 조 의원과 박 수석은 충청권의 대표적인 ‘안희정 사단’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조 의원은 지난 2010년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민선 5기 충남도정을 이끌 당시 초대 비서실장에 임명됐으며,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관, 안희정 지사의 비서실장’을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고, 지난 2017년 19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도 안 전 지사 캠프의 정책실장으로 활약한 바 있다.

박 수석 역시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안 전 지사 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충남 최초의 진보진영 도지사 당선을 이끌어냈고, 안 전 지사의 당선 이후 충남도 정책특별보좌관에 임명됐으며, 지난 2017년 19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도 안 전 지사 캠프의 대변인으로 활약한 바 있다.

‘안희정 사단’으로 통하는 조 의원이나 박 수석이 청와대 옹호를 위해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청와대의 잘못이 아니라는 해명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제1공화국 당시 내무부장관을 역임한 이익흥 경기지사가 이승만 대통령이 방귀를 뀌자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고 아부성 발언을 쏟아낸 것이나 진배없는 행동이라고 할 것이다.

특히,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안희정 지사의 비서실장’이라고 부르짖었지만,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는 ‘안희정’의 흔적을 지웠던 조 의원의 모습이나, 안희정의 대변인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초대 청와대 대변인을 꿰찬 후 문재인 정부 임기 말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으로 영전하면서 청와대와 대통령 옹호를 위해 殉葬組(순장조)를 자임하는 듯한 용비어천가를 쏟아내는 박 수석의 모습에서는 문 대통령과 지난 20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경선 경쟁을 펼쳤던 안 전 지사와의 관계를 희석시키고 지우려는 인상이 역력해보여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다.

조 의원이나 박 수석이 앞으로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정치적으로 롱런하고자 한다면, 청와대를 향한 충성 경쟁에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직언하는 올곧은 정치인으로 거듭나기를 충청인의 한 사람으로서 조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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