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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풍경] 그리움은 대청호에 잠기고 - 대청호편-

겨울 호숫가에 서 보았는가

소리쳐 부를 이름조차 없을 만큼 삶이 허탈할 때
강물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그리움을 향해 흐느껴본 일이 있는가

삶이란 겨울 철새의 가벼운 날갯짓으로
메아리 없는 강허리를 돌아가는 일처럼 아련한 것인지도 모른다

 

 

흘러가는 것은 단지 시간만이 아니다.
바람과 햇볕, 그리고 눈물겹게 기억하고 싶은 지난날의 기억들

물에 잠긴 건 어디 눈에 보이는 산과 들 뿐일까

 

 

시간을 잃어버리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아픈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정든 고향, 그리고 정든 사람들...

평생을 살아온 삶의 터전을 가슴에 묻고 물 밖으로 나와 모두들 가을 낙엽처럼 흩어질 때
내 비밀은 눈물과 한숨을 거쳐 뚫리는 가슴을 꺾고 한 조각 붉은 마음이 되었다

 

 

겨울은 여명을 기다린다

나그네가 밤길을 포기하고 몸을 사리듯
겨울은 산 너머에서 동이 트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겨울이 움직일 시간,
여명이 서서히 밝아오고 아무 일 없는 것처럼
겨울의 태양은 대청호를 일렁이고 있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렇게 아프고 힘들었던 시간을 지울 수만 있다면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다

 

 

대청호의 겨울 철새들이 부럽게 느껴진다

저렇게 날갯짓을 해서라도
가슴에 묻었던 그리운 고향으로 가보고 싶다

고향을 물속으로 보내고 지금까지 살면서
아깝고 아쉬운 채로 지나온게 얼마나 될까 헤아려 본다

 

 

허나 모두가 부질없는 일

훨훨 날려버리고 싶은 상념들이 하나 둘 셋...
저 겨울 철새처럼 고요한 대청호를 날아가고 싶다

 

박기봉 기자  greenbox110@newst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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