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제공
송세헌 제공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유월이다.
뜨거운 한나절, 바람도 없다.
살구와 버찌와 보리수가 길가에 무심히 떨어져 있고
호두알은 탁구공만하게 컸으며,
감나무 밑에는 감또개가 별처럼 수북하다.
모두 밭에 나가 주인 없는 빈 집,
대문 옆에는 화사한 진홍의 큰 꽃을 달고 접시꽃이 근위병인냥 서 있다

골짜기엔 벼가 빼곡히 심어져 푸르고,
감자를 캔 옆 밭엔 고구마가 자란다.
농부들은 (사실 農老들은) 감자 캐기, 마늘 캐기, 들깨 심기, 풀약하기 등으로
어깨와 목과 등이 日光화상(sun burn)으로 타들어간다.
근사한 개인주택과 밥그릇을 지닌 백구가 누워 있다 짖는다.
귀찮은듯, 밥값은 하려는듯 앉아서 짖는다.

멀리서 뻐구기 울음 한가한
식장산 뒤 귀절사 아래 상중리 풍경이었다.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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