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복현 산림교육전문가·숲해설가(전 대전시교육청 행정국장)
식물은 우수한 환경적응 능력 보유자
수생식물은 잎/줄기/뿌리의 통기조직 발달
수생식물은 '친환경정수기' 역할

안복현 산림교육전문가·숲해설가(전 대전시교육청 행정국장)
안복현 산림교육전문가·숲해설가(전 대전시교육청 행정국장) / 안복현 숲해설가 제공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약점을 안고 살아가는 식물은 동물이나 사람에 비해 월등하게 우수한 환경적응능력을 갖고 있다. 특히, 물속이나 물 위에 뜬 상태로 살아가는 수생식물들은 육상의 식물에 비해 훨씬 더 혹독한 환경변화를 겪기 때문에 그에 맞는 생태적 유연성과 생존전략이 필요하다.

지구상의 전체 식물 중에 약 2% 정도가 수생식물이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약 180여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안복현 해설가 제공
안복현 숲해설가 제공

수생식물은 뿌리나 잎이 물에 잠겨있기 때문에 광합성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받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나름의 생존전략을 구사한다. 대부분의 식물들은 기공(氣孔)이 잎의 뒤쪽에 있다. 그래서 식물의 잎을 닦아 주려면 잎의 앞면보다 뒷면을 깨끗이 닦아 주어야 한다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그러나 수생식물들은 잎의 뒷면이 아니라 앞면에 기공을 배치하거나, 뿌리에 필터링 막을 이용해서 물속에 녹아있는 기체를 이온 상태로 흡수하거나, 잎이나 줄기를 통해 흡수한 공기를 뿌리 쪽으로 보내는 ‘통기조직’이 발달되어 있다. 줄기와 잎의 내부가 텅 비어 있는 구조인 이 통기조직이 수질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뿌리를 통해 물속에 녹아있는 질소(N)나 인(P) 등의 오염 원인을 흡수해서 통기조직을 통해 물 밖으로 발산하고, 물 위의 잎은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들고, 만들어진 산소는 물속으로 배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꽃, 꽃창포, 부레옥잠, 갈대나 억새 등의 수생식물을 ‘친환경정수기’라 부르기도 한다. 수생식물은 오염된 수질을 정화하는 역할을 하며, 수중 생물이나 물가에 서식하는 다양한 동물들의 서식처이자 먹이로 이용된다.

▷ 수생식물의 종류 : 생장 형태별 분류

1. 뿌리, 잎, 줄기 모두가 물속이 잠겨 살아가는 ‘수중식물’ : 붕어마름, 검정말, 물수세미 등

안복현 숲해설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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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물 위에 떠 있는 ‘부생(부유)식물’ : 부레옥잠, 개구리밥, 물상추, 자라풀, 통발, 연

부유식물의 잎은 표피가 미세한 융털이나 인지질(지방의 성분)의 큐티클로 덮여 있어 물을 밀어낸다. 잎과 뿌리에서 물에 녹아있는 무기양분을 흡수하고, 뿌리가 평형을 유지한다. 부레옥잠이나 마름은 둥글게 부푼 잎자루에 공기를 채우고 있어 물에 떠서 산다.

안복현 숲해설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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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잎만 물 위에 떠 있는 부엽식물 : 수련, 가시연, 어리연, 마름, 물양귀비, 네가래, 생이가래 등

물 밑 흙에 뿌리를 내리고, 물 표면에 잎을 밀착하는 부엽식물들은 잎자루를 부레모양으로 부풀게 하여 잎이 물 표면에 떠 있게 만들었다. 물 표면에서 피는 꽃은 오후가 되면 꽃잎을 오므린다. 그 모습이 잠을 자는 것과 같다 하여 수련(睡蓮)이란 이름을 얻었다.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꽃대가 나선형으로 감기면서 꽃을 물 밑으로 끌어들인다. 씨를 보호하려는 전략이다. 물속에서 성숙한 씨앗은 물을 따라 이동한다.

안복현 숲해설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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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뿌리만 물에 잠겨 살아가는 정수식물 : 갈대, 부들, 창포, 물억새, 물수선화, 실미나리아재비 등

물이 많은 흙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정수식물은 특히, 통기조직이 발달되어 있다. 공기를 뿌리까지 공급하기 위해서다.

안복현 숲해설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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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대의 줄기와 뿌리, 연근의 숨구멍과 통기관

안복현 숲해설가 제공
안복현 숲해설가 제공

연은 공기 중에 나와 있는 잎에 물이 묻지 못하도록 인지질 성분으로 특수코팅을 하고, 점액의 방수물질로 몸을 채워서 침투하는 물을 막는 한편, 잎자루나 연근에 여러 개의 터널 같은 공기통로를 만들어 공기가 드나들게 한다. 강한 빛이 내리쬐는 여름날 연잎에 퍼져있는 큰 물방울에서 작은 공기 방울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이곳이 광합성에 쓰일 이산화탄소가 들어가고 산소가 나오는 숨구멍이다.

▷ 호흡근(呼吸根)

수생식물은 아니지만, 호수나 강변에서 잘 자라는 낙엽교목 ‘낙우송’이 있다. 어린가지는 녹색이며 잎이 어긋나서 ‘메타세쿼이아’ 와 비슷하고 열매가 구슬 모양으로 둥글고 방풍림으로 많이 식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수목은 자라면서 지상에 뿌리의 일부를 내고 통기를 관장하는 공기뿌리가 발달한다. 하천이나 연못, 늪으로 둘러싸인 낮고 습한 땅에서는 지표에 항상 수분이 포화상태가 되어있기 때문에 식물이 호흡작용을 하기 위하여 발생한 뿌리로 해면모양(※ 미세한 작은 구멍이 있는 모양)을 하게 되는데, 진흙 속에서는 공기가 부족하므로 수직으로 공중에 뻗어 나와 신선한 공기를 물속의 뿌리로 공급하는 작용을 하는 뿌리 호흡근이 잘 발달 되어있다.

안복현 숲해설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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