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지역구도 타파의 아이콘' 김부겸 전 장관 국무총리 지명

김부겸 국무총리 내정자 / 뉴스티앤티 DB
김부겸 국무총리 내정자 / 뉴스티앤티 DB

‘지역구도 타파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 3대 국무총리로 내정되며,  一人之下 萬人之上(일인지하 만인지상) 등극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1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개최하고, 김 내정자를 비롯한 5개 부처 장관 내정자를 발표했다.

1958년 경북 상주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 내정자는 재야 운동권 출신으로 합리적 온건 진보파로 분류된다.

1977년 유신반대 시위로 구속·1980년 ‘서울의 봄’ 당시 학생운동 주도로 구속· 1992년 ‘이선실 사건’에 연루되어 불고지죄로 구속되는 등 시련을 겪은 김 내정자는 1988년 한겨레민주당 창당에 참여로 정계에 입문한 후 1991년 3당 합당에 반대한 세력이 남은 ‘꼬마 민주당’에 입당하며 故 노무현 대통령 등과 인연을 맺는다. 1995년 노 전 대통령과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주축이 된 국민통합추진회의(이하 통추)의 막내로 활약한 김 내정자는 통추 해체 당시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의장 등이 김대중 대통령을 지지하며 새정치국민회의에 합류할 때 동참하지 않고, 이부영·박계동 전 의원 등이 신한국당과 통합하여 한나라당을 창당할 때 함께 합류하게 된다. 김 내정자의 한나라당 합류는 이후 김 내정자가 진보진영에서 정치활동을 하는데 두고두고 꼬리표로 남아 중요한 시기에 결정적인 장애물이 된다.

지난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경기도 군포시에서 출마하여 처음으로 여의도에 입성한 김 내정자는 당내 소장 개혁파로 활동하다 일명 ‘독수리 5형제’로 통하는 김영춘·안영근·이부영·이우재 등과 함께 2003년 7월 한나라당을 탈당하여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했고, 이후 군포시에서 2004년 제17대와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으로 출마하여 당선되는 등 3선 중진 반열에 오른다.

지난 2012년 1월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되며, 대구·경북(TK) 출신으로는 40년 만에 처음으로 선출직 야권 지도부가 된 김 내정자는 당선이 보장되고, 자신을 3선 중진으로 만들어준 경기도 군포시를 떠나 지역주의 타파와 경쟁의 정치를 기치로 내세우며, 19대 총선을 불과 3개월 남겨 놓고 대구 수성갑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후 새누리당 이한구 후보와 맞붙어 고배를 마셨지만, 39.9%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2014년 민선 6기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출마했으나, 다시 한 번 지역주의의 벽에 막혀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에게 패한 김 내정자는 이번에도 40.3%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지역구도 타파에 한 걸음 다가섰고, 드디어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서울대 정치학과 선배인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상대로 62.3%의 득표율을 올리면서 당선돼 4선의 반열에 오르며 ‘지역구도 타파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는다.

김 내정자의 대구 수성갑 당선은 1988년 13대 총선부터 변경된 소선거구제 하에서의 TK지역 최초의 진보진영 후보 당선으로 일약 대권 후보로 급부상했으나,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문재인 후보의 확고한 당내 기반과 ‘독수리 5형제’라는 꼬리표 등으로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5.9 대선을 3개월 남겨 놓은 시점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밀알이 되겠다”고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문재인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한 후 문재인 정부의 초대 행정안전부장관에 임명된다.

하지만 김 내정자는 지난해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다시 한 번 대구 수성갑에 도전했으나, 대구 수성을에서 수성갑으로 지역구를 변경한 미래통합당의 중진 주호영 후보의 벽에 막혀 TK에서의 재선에는 성공하지 못한다.

김 내정자는 21대 총선 패배 후 지난해 8월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 경선에 출마했으나, 21.37%라는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하며, 유력 대권주자이던 이낙연 대표의 벽에 막혀 당 쇄신을 이루겠다는 꿈을 접어야했다.

당권 도전에서 패배한 후 청와대를 향해서도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김 내정자는 국무총리 지명 후 一聲(일성)으로 “남은 1년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일자리·경제·민생이라”면서 “국민이 계획대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 후임에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 후임에 박준영 해양수산부 차관·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에 후임에 안경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 임혜숙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후임에 문승욱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을 각각 내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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