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제공
송세헌 제공

광어

- 김기준

여느 물고기와 같이
깊은 바다를 헤엄치다가
문득 쏟아지는 별들이 보고 싶어
옆으로 누워 보았더니 불편도 하고
반짝이는 별들이 슬퍼 보이기도 하여
이마를 찡그려 나머지 한쪽 눈을 당기던 어느날
내장이 틀어지고 근육이 찢어지고
등뼈가 돌아가고 고개가 꺾이더니
마침내 입과 턱이 돌고 눈도 돌아
바다 밑에서 가만히 엎드려
별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하늘도 가만히 있기에는 미안하고 참 고맙기도 해서
인고의 등짝 위에
반짝반짝 아기별들 내려주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 마취통증의학과 교수/한국의사시인회
  SCUBA강사, 해군 해난구조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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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느 모로 광어가 되어가고 있다.
좌탈입망의 자세로 몰입하고 사랑한다.
행복해지기 위해 내 몸이 틀어지는 불편도 감수한다.
생명도 담보할 때가 있다.
누구나 외눈박이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광어처럼.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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