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제공
송세헌 제공

하, 이런 낭패가 있나!
어떻해야 하나 머리가 핑 돌았다.

갑자기 낭떠러지 앞에 선 기분이었다.

백척간두가 이런 곳이었구나.
집에까지 가긴 멀고,
약국이 새벽에 열었을리는 없고.....

봄 안개 낀 아침, 상큼한 기온.

일부러 가방도 놓고 장갑도 벗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기분 좋게 나섰던 것이다.

생기발랄, 천진난만하게 지하철 플랫홈에 들어와서야 알았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왔음을!

지하철 광고판엔 마스크 미착용 자는 승차를 제한하고,
미착용자 신고 전화번호까지 적혀 있다.
마스크 미착용 자가 코로나 환자로 판명되면 300만원의 벌금형이란다!
하이고,
옆 사람한테 얻을 수도 없고,
손으로 입을 막고 탈 수도 없고...난난감!

그 때 지하철 사무실에 가서 구해보자는 생각이 났다.
당직자도 있으니 혹 여분이 있을지도 몰라!
마구 뛰어가서 여차저차 사정을 말했더니 웃으시며 서류를 주더니 서명하시란다.
내 위로 약 5분의 성함과 사인이 적혀 있었다.
사인을 하자 선선히 마스크 한 장을 내주시는 것이었다.
세상에, 만세!
마스크 한 장에 지하철 역사에 가득했던 먹구름이 활짝 개이고,

서광이 비치며 새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아!

내일 마스크를 덤으로 갚아야지.

이제,

마스크 놓고 나오면 지하철 역사로 뛰어가야겠다.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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