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매년 3월 1일이면, 3.1절 국경일임과 동시에 학생들에게는 설레임 가득히 다음 날 교문에 들어설 꿈에 부풀게 하는 날이다. 학생들은 담임 선생님은 누가 될까, 새로운 친구들은 누구일까 설레며 새 학년 새 학기 시작 전날 잠을 설치기 마련이었다. 비단 학생들만 아니라 교사들과 학부모들도 매년 3월 1일은 설레임 가득한 날이다. 교사들은 어떤 친구들이 내 반의 학생들이 될까를 기대하고, 학부모들은 어떤 선생님이 우리 아이의 담임 선생님이 될지를 기대해보는 날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코로나19로 인해 새 학년 새 학기에 대한 설레임이 사라졌다. 다행히 올해는 개학 연기라는 비상사태까지는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학생들이 마스크를 벗고 등교하여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일은 아직 상상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 2월 23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코로나19 위기경보’의 심각 단계 격상 이후 전국의 유·초·중·고 개학을 3월 2일에서 9일로 전격 연기를 발표했을 때만 해도 처음 일어난 일에 약간 당황했을 뿐 대부분 국민들은 일주일만 지나면 어느 정도 안정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기대와는 정반대로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사상 초유의 전국 유·초·중·고 개학 연기 사태는 이후 연기에 연기를 거치며 4월 개학으로 이어졌고, 그것도 등교수업이 아닌 원격수업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개학이 자리하게 됐다.

학생들의 전면 등교수업이 아닌 원격수업은 학생들에게도 곤혹이고,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들도 전면 등교수업보다 더욱 힘든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 같다. 주변의 일선 학교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원격수업 준비 등 업무량 폭주로 인해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는 하소연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에 이어 2021년 새 학년 새 학기도 설레임이 사라진 풍경을 지켜보고 있다 보니 코로나19 초기 정부의 안일한 대응에 화가 날 따름이다. 전 세계 133개국 이상이 중국인 입국을 제한했을 때 우리 정부 역시 기민하게 중국인 입국을 제한하여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했다면, 우리도 지금 대만과 같은 철통 방역으로 자유로운 일상생활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혈맹으로 통하는 북한마저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빗장을 걸었는데, 우리 정부는 무슨 이유로 전문가들의 중국인 입국 제한 권고를 등한시한 채 중국인 입국에 대한 느슨한 대응으로 일관하여 코로나19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이 “선제적 예방조치는 빠를수록 좋고, 과하다 싶을 만큼 강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인 입국 제한 조치에 대해서는 선제적 예방조치를 단행하지 않은 상황이 작금의 사태를 야기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 세계 각국은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하루라도 빨리 승리하기 위한 모든 행동에 나서고 있다. 그래서인지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정보기관 모사드까지 앞세워 발 빠른 대응을 한 이스라엘에서는 팬데믹 종식이 눈앞에 왔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확보 노력이 이스라엘처럼 치밀하고 기민한 움직임을 보였다면, 2021년 새 학년 새 학기의 설레임을 만끽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이라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니 전 국민백신 접종 완료를 통한 집단면역 형성으로 예전처럼 매년 3월 1일이면 새 학년 새 학기에 대한 설레임이 다시 찾아올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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