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제공
송세헌 제공

숨비소리

봄 갈수기.
대청호 배들이 물 속에서 고개를 내민다.
일년만의 숨비소리

황새 바위 배는
이제 모래톱 위에 정좌하고 있고,
거위와 고니가 노니는 마산리 배는
한달 전 코를 내밀더니
이제 전라의 모습을 드러내는 중이다.
그동안 숨 찼던 수중생활을 마치고
봄이 오는 길목에 스스로를 인양하고 있다.
혹등고래 등에 붙은 따개비 같은 녹흔들
물위를 지배했던 지난했던
배의 이력이 나타나는 순간이다.
난파한 것이 아닌 수장된 철선들
어부가 된 실향민의 숨소리
호수의 전설이 떠오르고 있다.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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