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 밀폐, 밀접 등 3밀 조건 속에서 집단생활

25일 오전 허태정 대전시장이 비인가 학교시설에서 발생한 대규모 집단 감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 뉴스티앤티
25일 오전 허태정 대전시장이 비인가 학교시설에서 발생한 대규모 집단 감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 뉴스티앤티

대전에 소재한 모 선교회에서 운영하는 비인가 학교시설에서 학생과 교직원 등 127명이 확진되는 충격적인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선교사 양성을 위해 운영하는 비인가 교육 시설인 이곳에서는 매년 16세~18세 청소년을 선발해 기독교 신앙 및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치며 학생들은 24시간 기숙사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 브리핑에 따르면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은 중구 대흥동에 소재한 모 선교회에서 운영하는 비인가 학교시설이다. 구성원은 학생 120명, 교직원 등 38명으로 총 158명이다. 이 중 양성 125명, 음성 18명, 미결정 3명이었으며, 그 외 12명은 검사 예정이다.

조사결과 밀집, 밀폐, 밀접 등 3밀 조건 속에서 집단생활을 한 것이 대규모 감염을 발생시킨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건물 3층~5층에 설치된 기숙사에서 한 실당 7명에서 20명까지 함께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층은 샤워 시설과 화장실 등을 공용으로 사용했고, 지하 식당도 칸막이 설치가 되지 않았다.

대표자의 진술에 따르면 재학생들은 지난 4일, 신입생들은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입소했고, 입소 이후에 외부인의 출입 없이 격리된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무증상 상태의 감염자가 이 시기에 입소되어 격리 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한테 확산시켰을 가능성과 출퇴근 하는 교직원에 의한 감염확산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다.

안타까운 것은 지난 12일 첫 증상자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설에 대한 선제적 검사 등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런 비인가 학교는 학교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학원도 아니기 때문에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중대본 회의에서 정부 차원의 수칙 등 미비 사항을 보완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집단감염과 관련해서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지역사회로 추가 전파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선교회의 본부는 대전에 IEM, 그리고 각 지역에는 TCS, CAS라는 일종의 학교시설을 23개소를 운영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최근 모 종교 단체처럼 한 지역 시설에 모여 교육을 받고 전국으로 흩어진 사례와는 다르게 이 시설은 전국 타 지역 유사 학교와는 서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 선교회가 개최한 입학 설명회를 통해 전국적으로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어 방역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해당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주최하는 국영수 캠프에 1차례 이상 참여해야 하며, 부모가 해당 학교의 교육 철학 및 교육방침에 대해 동의해야 한다. 또한 신입생의 경우 4주 동안 교리와 공동체성, 생활태도 등을 배우며, 학생들은 고교 졸업 학력 인정을 위해 검정고시를 치러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광주에서 10여 명이 코로나19 확진된 교회 관련 집단감염도 이 선교회가 운영하는 교육시설과 관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