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숫눈에 대하여
- 송세헌
하얗게 눈 덮힌 벌판을
함부로 가지마라.
하늘은 바다처럼
높은 것은 낮게
낮은 것은 높게
도토리 키 같이 맞추어 놓았으니
길이 아닌 곳에 발을 딛지 마라.
한 송이 한 송이 눈꽃으로
이 간극을 메꾸었으니
언덕은 낮고
계곡은 높게 덮였다.
하늘은 체스판을 보듯
잠시 자기 피조물을 보면서
궁리 중인게다.
나의 등에도
내 어깨가 높다고
따순 눈이 내린다.
* 숫눈 : 눈이 와서 덮인 후에 아직 아무도 지나지 않은 상태의 눈을 말한다. 눈이 쌓인 모습에 ‘순결함’의 인상을 투영시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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