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안, 아내와 동생 병환에도 하나님 기적 경험

원용철 벧엘의집 담당목사
원용철 벧엘의집 담당목사

2021년 신축년 소띠 해가 밝았다.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나름 한 해를 정리하고 다시 한 해를 맞는 마음으로 보냈다.
그런데 2021년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처럼 새해가 시작됐으나 와닿지 않은 느낌이다. 
아직도 2020년에 머무르고 있는 그런 기분이다.

그것은 송구영신(送舊迎新)해야하는데 지난해 말 시작된 코로나 3차 판데믹으로 모든 것이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송구'를 못해 아직 '영신'을 할 준비가 채 되지 않은 탓이다.

그럼에도 자연의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2021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니 벧엘의집의 행정시스템은 2021년에 맞게 새롭게 시작되고 있다.

마음 한구석에는 올 한 해를 어떻게 살아야하나 혼란스럽다.
그래도 한 해가 시작되었으니 새로운 각오로 올 한 해를 살아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이렇게 올해를 잘 보내기 위해서 지난 2020년을 돌아보자. '영신'을 위한 '송구'를 잘 하자는 얘기다.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시작해 코로나로 끝났다.
그런 혼란 속에서도 나름 기적을 체험하기도 했다. 그런가히면 생애 큰 기쁨도 있었고 또 아픔도 겪었다.

지난해 4월 12년 만에 아내의 유방암 재발이다. 유방암이 재발했다는 진단을 받고도 덤덤하게 받아들인 아내를 보면서 미안함과 걱정이 교차했다.
게다가 수술을 하려해도 병가제도가 없어서 자신의 연가를 모아 입원해야 했다.

아픔이 계속되면 감당하기 힘들텐데 하나님은 그런 상황에서 놀라운 기적을 체험하게 하셨다.
다름 아닌 벧엘의집이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공간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된 것이다.

그것도 전혀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하나님은 벧엘의집에 세 번째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을 경험한 것이다.
바로 쪽방지역 공공재개발을 통해 지어지는 임대아파트에 지원기관으로 4년 후 함께 입주하게 된 것이다.
부평초처럼 떠돌며 늘 염려하고 걱정해야 했던 보금자리가 기적적으로 생긴 것이다.

그 후 다시 셋째 동생의 입원과 딸의 혼사고 큰 기쁨이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마음이 많이 갔던 딸아이가 성인이 되어 한 가정을 이룬 것이다. 딸의 혼사는 축복이었고 감사였다.

그런데도 맘껏 축하해주지 못했다. 다름 아닌 셋째 동생이 간이식을 받아야하는 절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아들이 작은 아버지에게 간 기증을 하는 상황이 되어 가슴이 아릿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새로운 20년을 향해 새롭게 출발하자고 선언했지만 그 여정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마치 롤러코스트를 타는 그런 상황이었다.
거기에다 연말에는 코로나3차 판데믹으로 한 해의 마무리를 용납하지 않으려는 것 같아 울적했다.

어찌됐든 2020년은 이제 잘 정리해 과거의 역사로 보내야 한다. 그리고 새롭게 맞이한 한 해를 또 열심히 살아야 한다.
물고기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혼란과, 아픔, 아쉬움이 많아도 역사의 뒤편으로 흘려 보내야 한다.

그래야만 새로운 해를 잘 보낼 수 있을 거란 바람이다. 늦었지만 지난해의 모든 일들을 차분하게 정리하자.
그리고 희망과 새로운 각오로 이미 시작된 새해를 기쁘게 맞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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