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농아인협회 대전시협회 대덕구 수어통역센터 최미순 수어통역사

허태정 대전시장이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는 가운데 최미순 수어통역사(오른쪽)가 통역을 하고 있다. / 뉴스티앤티
허태정 대전시장이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는 가운데 최미순 수어통역사(오른쪽)가 통역을 하고 있다. / 뉴스티앤티

코로나19로 주목받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수어통역사다.

수어통역사들은 병원, 관공서 등 일상생활 속에서 농인들이 수어를 필요로 하는 모든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브리핑에서 농인들에게 급변하는 코로나19 상황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농인들의 정보제공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농아인협회 대전시협회 대덕구 수어통역센터 최미순 수어통역사를 만나 수어통역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코로나19 브리핑 수어통역' 매 순간 긴장하고 있어야

최미순 통역사는 코로나19 브리핑 수어통역은 일상생활의 통역과 많이 다르다고 말한다.

난이도가 높을 뿐더러,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으로 매 순간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사전 자료가 없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항상 중앙정부의 브리핑과 코로나 관련 기사를 보며 준비해둬야 한다.

‘코로나’와 같은 새로운 단어나 의학용어 같은 생소한 용어 사용도 어려운 부분이다.

이러한 단어가 등장할 때마다 최 통역사는 한국농아인협회나 공공수어 브리핑에서 사용되는 수어를 차용해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정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서는 마스크를 쓸 수 없어요"

"수어통역사는 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냐"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수어(手語)’는 수형(손과 손가락의 모양), 수향(손바닥의 방향), 수동(손의 움직임), 수위(손의 위치), 비수지(얼굴 표정 등)로 구성되어 있다.

같은 동작이라도 얼굴 표정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 '수어'다.

이 때문에 수어통역사가 마스크를 쓰게 되면 표정이 드러나지 않아 농인들에게 정확한 의사전달이 되지 않는다.

또, ‘표정'과 '몸짓' 외에는 주목받을 만한 요소를 없애야 한다.

이를 위해 수어통역사들은 장신구를 착용하지 않으며, 검정 등 무채색 계열의 옷만 입는다고 최 통역사는 말했다.

 

이강혁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이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는 가운데, 최미순 수어통역사(오른쪽)가 통역을 하고 있다. / 뉴스티앤티
이강혁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이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는 가운데, 최미순 수어통역사(오른쪽)가 통역을 하고 있다. / 뉴스티앤티

코로나19가 바꾼 '수어'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정부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하기 시작하자, 농인들은 큰 변화를 맞이했다.

수어통역을 화면 하단의 작은 원이 아닌, 큰 화면을 통해 접하게 된 것이다.

최 통역사는 “농인 분들이 수어통역을 큰 화면으로 보게 되자 기존과 달리 수어가 잘 보이고, 이해하기 쉬워졌다”고 반응을 전했다.

또, 코로나 브리핑을 계기로 수어통역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수어통역센터로 수어교육 문의와 수어통역사 자격증에 대한 문의가 급증했다.

 


수어에 대한 인식,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

우리 사회에서 수어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일부 사람들은 ‘자막이나 수어통역 중 하나만 틀어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최 통역사는 “농인 중에는 문자 이해력과 독해력이 약하신 분들도 많다”며 “예산적인 측면에서 하나만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수어통역 영상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최 통역사는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지자 농인 어르신들은 tv로만 소통을 하고 있다. 이런 분들을 위한 수어영상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라며 “앞으로도 정치브리핑 말고도, 공공 분야의 수어통역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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